필터를 통해 공기를 여과해 산소를 포집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기 중 초미세 먼지가 99.9% 이상 제거되고 배출되는 물질은 수증기밖에 없어 '달리는 공기청정기'로 불린다.
전기차보다 충전 시간이 3~5분으로 짧고, 1회 충전시 전기차보다도 긴 5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어 '궁극의 친환경차'라고도 일컬어진다.
우리나라의 수소차 개발과 대중화를 위한 출발은 가장 빨랐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 ix35 수소차' 양산에 성공하자, 국내 자동차 업계는 우리나라가 미래 수소차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에는 정부 합동으로 친환경차 보급 로드맵이 발표됐다.여기에는 오는 2020년까지 수소차 1만대를 보급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고, 매년 수소차 보급계획을 수정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차 보급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운행 중인 수소차는 정부 계획의 1/4인 130여대에 불과하다.
기업이 수소차 시장 선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부가 제대로 뒷받침해주지 못하면서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 뺏길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일본은 우리보다 수소차 개발이 늦었지만 뒤늦게 맹추격하고 있다.
현대차의 첫 수소차 양산에 자극받은 도요타는, 정부의 지원 속에 2014년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했고, 2015년부터 글로벌 판매량에서 현대차 투싼 ix35를 추월했다.
일본은 지난 4월,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 4만대를 보급하고 수소충전소를 160개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충전소 설치 등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겠다고도 했다.우리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이대로라면 수소차 주도권은 일본으로 넘어갈 것이 높은 상황이다.
중국의 추격도 무섭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수소차 5,000대와 수소충전소 100기, 2025년까지 수소차 5만대와 수소충전소 300기,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대와 수소충전소 1,000기를 보급해 수소차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 수소차 양산 속도내는 현대차…"민관 협력, 정부 지원이 관건"
경쟁국들이 맹추격하는 가운데 현대차도 수소차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한 현대차는 2018년 초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는 친환경차 전기동력시스템 기술력, 한 단계 진보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등 현대차의 최고 기술력이 집대성된다.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국내 기준 580㎞ 이상,최대 출력은 기존 대비 20% 이상 향상된 163마력(㎰)을 달성해 동급 내연기관 자동차와 동등한 성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에 선보일 수소전기차 신차를 통해 수소전기차 분야의 글로벌 리더의 위상을 재확인하고,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연료전지시스템의 소형화, 경량화, 고출력화 등 상품성 향상을 추진하는 한편, 향후 세단 기반의 수소전기차도 선보여 수소전기차 대중화에도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차세대 수소전기차의 차명과 주요 신기술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2018'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수소차의 생산 가격이 내려가고, 연료공급 단가도 전기차의 충전비용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결국 수소차가 전기차를 제치고 머지않은 시점에 친환경차의 왕좌에 앉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수소충전소 1개소의 설치 비용이 30억~40억원에 달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큰 비용이 들고, 제도적인 장치 마련도 필요해 기업의 힘만으로는 시장 선점과 대중화에 한계가 있다.
정부는 친환경차 보급 로드맵을 수정 발표하면서 2022년까지 수소차 1만5000대를 국내에 보급하고 수소충전소를 310곳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정부의 수소충전소 설치 실적이 계획의 절반에 그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수소차 시장 선점은 어렵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차 시장 선점은 기술개발과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지만 인프라 구축과 제도 마련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야 가능하다"면서 "민관협력이 신속히 진행되지 않는다면 일본이나 중국 등 후발주자에 시장 주도권을 넘겨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