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밀양시, 전통 직조에서 찾은 다문화 '상생의 길'

전통직조, 다문화 이주 여성의 안정적인 정착과 자립에 큰 힘 될 것



밀양의 가을은 여느 다른 도시보다 여유롭고 차분했다. 여전히 온기를 담고 있는 햇살은 밀양이라는 도시의 가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밀양역에 내려 차를 갈아 타고 시외곽을 달리니 시선이 닿는 곳곳마다 하늘빛을 샘하는 가을 나무들의 붉은 잎사귀가 만발이다.

가을 정취와 코끝을 스치는 정겹고 맑은 공기를 따라 도착한 곳은 밀양시 무안면 운정리의 한 폐교. 이제는 더 이상 아이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허름한 외경과 달리 안내를 따라 올라 간 2층 교실은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온 가을볕으로 채워진 아늑한 공간이 마련 돼 있었다.

햇살 가득한 창문을 등지고 앉아 분주히 움직이는 손을 따라 뭔가에 집중하는 사람들 바로 다문화 결혼 이주 여성들이다. 하지만 다문화 여성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언뜻 봐서는 영락없는 평범한 이웃 아낙의 모습이다. 그런 그녀들이 박물관에서나 볼법한 한국 전통 방식의 베틀 앞에 앉아 직물을 만드는 이유는 밀양시의 '다미다색 상생 일자리 창출 사업'에 참여한 교육생들이기 때문이다.

서툰 손길이지만 한올 한올 실오라기 하나 엉키지 않도록 집중하는 눈빛에서 배움에 대한 열정과 국내 1위 양잠지 밀양을 대표하는 전통 직조 장인이 이 가운데서 배출 될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이 함께 밀려왔다.


밀양은 1920년대부터 해마다 만관 이상의 잠견을 산출해 전국 최고의 양잠지로 손꼽혀온 지역이다. 특히 상동면 유천 지방을 중심으로 집단 잠업이 성행했고 상남후홍, 하남백산 양잠 조합이 소재 해 밀양 전역에서 잠견의 판매가 이뤄졌다.

이와 함께 1941년 일본은 군용모포와 복지의 생산을 위해 밀양에 조선 모직 회사를 설립했고 이것이 국내 담요 생산의 효시가 됐다. 해방 후 1947년에 호주에서 양모 2천 2백여 상자를 들여와 국내 최초로 양모 직물을 직조한 곳 역시 밀양이다.

이렇듯 밀양은 전통 직조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지역으로 밀양시는 사라져가는 전통방식의 직조 기술을 되살리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지역에 거주하는 다문화 이주여성들과의 상생의 매개체가 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전통 직조의 경우 희소성이 높고 기술이 고도화 될수록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고소득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다문화 여성 가정의 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밀양시 사회복지과 김경란 팀장은 "이 사업을 통해 다문화 결혼 이주 여성들의 안정적인 정착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작년부터 사업을 시행했다"며 "밀양의 전통 직조 기술을 통해 다문화 이주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과 잘 연계될 수 있도록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밀양시는 가죽공예, 천연염색, 홈패션 교육을 병행하고 있으며 향후 다양한 판로 개척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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