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구글이 지난 2일 이해진 전 의장의 국정감사 발언과 관련, 구글이 밝힌 입장에 반박하는 동시에, 역차별에서 벗어나 페어 플레이를 촉구하는 네이버의 작심 발언인 셈이다.
◇ 구글 유튜브, 국내 점유율 1위인데…"매출에 합당한 세금 납부·채용수 공개해야"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9일 '구글 공식 입장에 대한 네이버의 공식 질의 및 제안'을 통해 구글의 세금 납부와 고용 논란을 비롯. 총 7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한 대표는 먼저 "국회 발언에서 구글과 관련된 언급은 "세금을 (하나도)안 낸다", "고용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제대로) 안 낸다", "(이익에 합당한) 고용이 없다"는 뜻"이라면서 "이는 오랫동안 지적돼 온 것인 만큼 맥락상 분명한 부분"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구글이 한국에서 OS(74%), 앱마켓(58%)은 물론, 동영상 등의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진 점을 언급하며 "(구글의) 매출은 얼만지, 세금을 얼마나 내고 있는지에 대한 질의는 작년 국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구글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해 왔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지난 9월 기준 구글의 유튜브 앱은 스마트폰 사용시간 점유율에서 카카오톡과 네이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만큼 국내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그러나 이번 국감에서도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은 세금의 근거가 되는 국가별 매출은 '민감하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반면 구글은 영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매출 규모를 공개하고 있다는 게 네이버의 주장이다. 한 대표는 "구글이 다른 나라에서는 매출 규모를 밝히면서도, 우리나라 국정감사장에서선 밝히지 않는 점은 의구심을 자아낸다"면서 "세금을 정당하게 내고 있다는 구글의 주장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네이버는 2016년 연결 기준으로, 국내에서 2조 59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746억원을 국내에 법인세로 납부했다"면서 "구글이 한국에서의 매출과 영업이익, 그에 따른 세금 납부액을 밝힌다면, 의혹은 더이상 제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의 매출 규모에 맞는 채용 여부 논란도 지적했다.
한 대표는 "수백명의 직원들은 모두 온라인 광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외에 다른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2006년 당시 약속했던 연구개발 인력을 얼마나 고용했는지, 유튜브, 구글플레이와 관련한 광고 업무를 하는 인력은 없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날을 세웠다. 네이버는 "지난달 말 기준 8105명을 고용하고 있다"며 밝히기도 했다.
구글코리아는 지난 2006년 설립 시 연구개발 인력 등의 고용, 투자에 대한 계획들을 밝히며 정부에서도 120만 달러를 2년 간 지원받은 바 있다. 네이버는 이후 고용에 대한 구체적인 규모를 공개하라고 압박에 나선 것이다.
또 구글이 사회적 기여에 대해 지원하고 있다는 피상적인 언급을 넘어, 투자, 기부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의 기여를 하고 있는지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는 올해만 국내 63개 스타트업 및 스타트업 육성 펀드에 2318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에는 네이버 별도 매출의 1.4%인 353억원을 기부했다"고 전했다.
◇ 구글, 압도적 '트래픽' 망 사용료엔 '침묵'…네이버 734억원 지불
망사용료 문제도 거론했다. 구글은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 자료까지 내면서 세금과 고용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한 반면 트래픽 비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다.
한 대표는 "이를 트래픽 비용 문제에 대해서는 국감 발언 내용을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는 것인지 입장을 밝혀 주시기 바란다"면서 "네이버는 지난해에만 734억원의 망사용료를 지불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동영상 서비스와 앱마켓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인 구글이 국내 통신사에 지불하고 있는 망사용료는 얼마인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글이 "어뷰징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공식 해명도 요구했다. 미국 구글에서 'how to rank website higher in google'을 검색하면 '돈을 주면 구글 검색에서 상위에 랭크시켜 주겠다'는 업체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한 대표는 "이런 검색 결과와 '어뷰징 문제를 전혀 겪고 있지 않다'는 구글의 입장에는 자기 모순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검색 알고리듬에 대한 어뷰징이 구글에는 단 한 건도 없다고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이외에도 네이버는 구글도 불법정보 유통을 금지하는 만큼 공동으로 외부 기관 검증을 받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양사 서비스 모두 검색 결과는 100% 알고리듬 순위에 기반하고 있으니, 음란물이나 명예훼손 정보 등 불법정보 유통을 얼마나 잘 걸러내고 제대로 조치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취지다.
또 구글 PC와 모바일 상단에 검색광고가 노출되는 점,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매년 1000만 달러가 넘는 막대한 로비 자금을 사용하는 점 등을 언급하며 구글이 금전적·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주장에도 의문을 표했다.
이에 네이버는 이번 기회를 통해 구글의 막대한 로비 자금의 목적과 내역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 대표는 "이런 문제제기는 자국 기업만 보호해 달라는 애국심 마케팅 차원의 목소리가 아닌, 자국 기업과 해외 기업을 막론한 모든 기업들이 동등한 상황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시장의 룰에 대한 당연한 요청"이라며 "단순히 양사 관계에서의 이슈가 아니라 국내 IT업계 차원의 건전한 비판과 토론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