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24% 감소…대한상의, '비자 완화' 등 건의

비자제도 완화, 관광통역사 등록기준 완화, 지역관광 콘텐츠 개발 등 촉구

명동 거리. (사진=자료사진)
올해 1~9월 외국인 국내관광객수는 전년동기대비 23.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령 내려진 3월부터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락했다. 지난 7월엔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대비 40.8%나 줄었다.

한·중 관계회복을 계기로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더라도, 국내 관광산업이 당면한 과제를 되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6일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현주소와 개선과제'를 발표하며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은 1,724만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관광업계에 순풍이 불었다"며 "그러나 올해에는 사드갈등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소비패턴이 급변하면서 관광산업의 허약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관광객을 제외한 외국인관광객의 방한도 5월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지 쏠림현상도 문제다.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지역 중에서 서울, 제주지역 비중은 2011년 89.9%였으나 2016년에는 98.2%로 증가했다. 지역방문율 3위 경기와 4위 부산은 외국인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경기지역은 2011년 23.8%에서 2016년 13.1%로 감소했고, 부산지역도 2011년 14.1%에서 2016년 10.4%로 낮아졌다.

이훈 한양대 교수는 "중국인 관광객의 가변성과 북핵을 둘러싼 안보위기 등으로 관광업계도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면서 "국내 관광산업에 어려움을 주는 외부 상황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비하면서도 시장 다변화 등의 체질개선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국내 관광산업의 저변확대를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대한상의는 먼저 동남아국가와 인도 관광객에 대한 비자제도 완화를 제안했다. 일본은 2014년부터 인도네시아 관광객이 전자여권을 사전등록하면 비자를 면제토록 했다. 대만도 올해 11월부터 필리핀 관광객에 대한 비자면제를 시행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우리도 태국, 말레이시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는 비자면제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다른 동남아국가로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떠오르는 시장인 인도에 대해선 단체관광 비자신설을 검토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관광통역안내사(가이드)의 등록요건 완화도 주장했다.

국내에서 관광통역안내사를 하려면 국가자격증이 필수다. 또 1인 관광통역안내사가 기업에 속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장에게 일반여행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일반여행업으로 등록하려면 사무실을 보유하고 자본금 2억원이 필요하다. 반면, 일본은 내년부터 국가자격증 없이도 관광통역안내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대한상의는 "아랍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특수언어 관광통역안내사는 공급이 부족하고 개별관광객 비중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1인 관광통역안내사 등록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관광 콘텐츠개발 지원을 요청했다.

대한상의는 "편중된 관광지역을 다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매력적인 관광명소를 지역별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동남아시아, 중동 관광객 대상으로 스키, 스케이팅 등 동계스포츠 관광상품과 우리나라의 휴전상황이 반영된 철책, 땅굴과 같은 전쟁시설물, DMZ 생태공원 등을 활용한 안보 관광상품 등 독창적인 콘텐츠 발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대한상의는 ▲지역명소를 소개하는 해외방송 프로그램을 제작지원하는 등 '지역 관광명소 마케팅 지원' ▲최근 3년연속 줄고 있고 전체 R&D 예산의 0.01%도 안되는 '관광산업 R&D 확대' ▲국가, 지자체 소유 컨벤션센터에 부여하는 재산세, 취득세 비과세 혜택을 민간으로 확대 적용 등 '관광산업 세제지원 강화' 등을 요청했다.

최규종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관광산업은 해외관광객의 국내소비로 내수시장을 키울 수 있는 중요한 산업"이라며 "새롭고 다양한 관광 콘텐츠 개발 등 외국인이 선호할 만한 여건을 만드는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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