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는 타올랐지만 여전히 불안한 평창 올림픽

봉송 중 꺼진 성화와 혹한에 무방비 시설, 유명 선수 불참 가능성도 ↑

'국민MC' 유재석 등 7500명의 손을 거쳐 100일간 전국을 돌아 강원도 평창으로 향할 성화는 첫날부터 돌풍에 꺼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꺼진 성화는 곧바로 다시 불을 밝혔다. 이한형기자
성화 봉송과 함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사실상 시작됐다. 하지만 대회의 성공 개최는 여전히 낙관할 수 없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채화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는 지난 1일 인천을 시작으로 100일간의 여정에 나섰다. 성화는 피겨 유망주 유영(13.과천중)을 시작으로 총 7500명의 봉송 참여자의 손을 통해 총 2018km를 이동해 강원도 평창으로 향한다.

하지만 성화는 전체 일정의 첫날부터 예상 못하게 꺼지고 말았다. 인천 송도달빛공원에 마련된 임시 성화대에 옮겨간 성화가 돌풍에 꺼져 급히 관계자가 다시 불을 붙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을 찾은 올림픽 성화는 출발부터 불안했다. 봉송 주자의 이동 동선이 확보되지 않은 탓에 성화의 이동은 물론, 성화봉송 행사마저도 보는 이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첫 코스였던 인천대교를 통과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는 제주, 부산을 거쳐 올림픽 개최지 평창을 향한 힘찬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폐회식장은 대회 후 철거될 운명 탓에 지붕 없이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개폐회식 참가자는 2월의 혹한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사진=2018평창동계올림픽·동계패럴림픽조직위원회 제공)
평창 동계올림픽의 불안 요소는 또 있다. 지난 4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 개폐회식장에서 열린 시설물 준공식을 겸한 드림콘서트에서 다수의 참가자가 저체온증을 호소했다.

이날 행사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폐회식을 대비해 교통과 경기장 시설 등 운영을 점검하는 기회였다. 갑작스러운 한파에 결국 콘서트 참가자 가운데 일부가 저체온증을 호소하며 후송되는 등 문제점을 노출했다. 예상 못한 방한대책 마련이 2018평창 동계올림픽·동계패럴림픽 조직위원회를 고민에 빠뜨렸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경기가 아닌 행사 전용으로 평창에 만들어진 올림픽 개폐회식장은 대회 종료 후 철거되는 만큼 지붕이 없는 노출형 구조다. 입장부터 퇴장까지 약 4시간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영하를 기록할 2월의 혹한을 견디기에는 조직위가 마련한 핫팩과 담요는 한계가 분명할 수밖에 없다.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의 최대 인기 종목이다, 하지만 북미아이스하키리그가 이미 소속 선수의 평창 동계올림픽 불참을 확정한 데 이어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까지 불참을 고려하고 있어 대회 흥행에 '빨간불'이 커졌다.(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대회 준비 상황은 물론, 참가 선수단의 수준 저하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동계올림픽의 최고 인기 종목인 아이스하키가 자칫 ‘동네 잔치’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 세계최고의 아이스하키 선수가 활약하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는 소속 선수 전원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허락하지 않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AP통신은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 역시 평창 동계올림픽 불참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4 소치 대회 당시 조직적인 도핑을 시도한 러시아 선수단에 메달 박탈 등 징계를 내리자 러시아가 항의하는 뜻에서 자국 선수의 평창 동계올림픽 불참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

KHL은 NHL에 이어 두 번째로 뛰어난 수준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아이스하키리그다. NHL에 이어 KHL까지 소속 선수의 평창 동계올림픽 불참을 확정할 경우 평창 동계올림픽의 흥행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내년 2월 9일 개막할 평창 동계올림픽은 세 번의 도전 끝에 유치에 성공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다. 하지만 유치에 오랫동안 공들였던 것과 달리 대회 개최 준비와 실제 경기에 나설 선수의 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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