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양돈농가 "악취 때문에 못살겠다는 소리 듣지말자"

제주양돈산업발전협의회, 양돈산업혁신 대토론회…행정 지원강화도 촉구

일부 양돈농가의 분뇨 무단투기로 위기에 몰린 제주양돈농가들이 신뢰 회복을 위한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행정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 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양돈산업발전협의회는 30일 오후 농어업인회관에서 양돈농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양돈산업혁신 대토론회를 가졌다.

이 날 토론회에서 양돈농가들은 지난 7월 모 양돈농가의 분뇨 무단투기에 대한 반성과 재발방지 대책은 물론 악취 민원과 분뇨 처리를 위한 행정의 다각적인 검토와 지원을 요구했다.

양정윤 한솔농장 대표는 "도내 양돈농가를 대표해서 도민들에게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도내 양돈농가는 지혜를 모아 지속가능한 발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고권진 동화축산 대표는 "이번 무단배출 사태는 행정의 무계획적인 시설자금 지원 이후 기존 시설물 방치가 원인"이라며 "이같은 행정의 원칙적인 처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가축분뇨 처리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행정은 가축분뇨 처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농가 역시 낡은 액비 저장고로 인한 사고가 없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고, 세정수 재활용 방안을 마련해 액비를 줄이는 데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악취 관능검사의 공정성에 대한 반발도 컸다.

기성농장 김기범 대표는 "행정이 기준을 마련해서 악취 지수를 수치화해야하는데 악취검사는 오로지 검사반 5명의 코에 의존하고 있다"며 정확한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서정농장 김민규 대표도 "악취가 양돈장만의 것인지, 양계나 소축산농가의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며 "냄새측정팀을 7명이나 10명으로 늘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육지산 돼지고기 반입이 허용된 상태에서 제주에서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 문제와 함께 도내 사육두수와 액비량에 대한 정보 공유를 통해 해결대책을 마련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더불어 육지산 지육만 반입하면 도내 양돈농가 경쟁력이 없는 만큼 생축 반입도 허용하는 등 정책적 변화의 필요성과 분뇨 공공처리장 처리비 인상에 따라 수익자 부담도 증가한 만큼 차액분만 농가가 부담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분뇨 공동자원화 시설 지원과 골프장 액비살포 등을 통한 가축분뇨처리와 함께 악취저감시설을 위한 사업을 확대해 줄 것도 요구했다.

토론회에 앞서 양돈축협 김성진 조합장은 "지난 7월 가축분뇨 무단 배출 사태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도민들에게 다시 사과드린다"고 밝혔고, 김영선 대한한돈협회 제주도협의회장도 "도민들에게 우리가 뭘 해야하는지 고심하자"고 자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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