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기지의 우아한 변신…문화예술, 생활 속으로

서울·수도권 문화공간 증설, 무료개방 확대

‘윤슬’의 외부전경. [제공=서울시]
수도권 지역에 미술관과 박물관이 대폭 증설되고 무료 개방도 확대됨에 따라 시민들의 문화 복지 수준이 한 층 높아질 전망이다.

도시 공간에 예술적 상상력과 인간적 정취를 불어넣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에 따라 만리동 광장에는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이 설치됐다.

‘윤슬’ 내부에서 올려다본 풍경. [제공=서울시]
'윤슬'은 너비 25미터의 설치 작품으로 천장에는 특수 효과를 내는 구조물이 있어 내부 공간에 '윤슬'이라는 이름 그대로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듯한 효과를 낸다.

2005년 발견된 약 200평 규모의 지하 벙커도 새 단장을 끝내고 지난 21일 'SeMA 벙커'라는 명친의 문화 공간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VIP실은 역사 갤러리로 활용되며 다른 공간에서는 기획전시실로 쓰일 예정이다.


SeMA 벙커 내 역사갤러리. [제공=서울시립미술관]
버려져 있던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2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9월에 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했다. 6개의 탱크와 야외 무대로 구성된 문화비축기지에서는 서커스 공연과 음악축제, 거리예술마켓이 열리며 일부 탱크는 미디어아트 전시장으로도 활용된다.

또 다른 근대 산업유산인 당인리발전소 역시 인근의 홍대문화와 연계한 예술 창작 공간과 공원으로 탈바꿈 할 예정이다.

마포구 문화비축기지 장터[제공=서울시]
경기도는 조례 개정을 통해 9월 1일 부터 경기문화재단이 관리ㆍ운영하는 5개 박물관ㆍ미술관의 관람료를 받지 않고 있다.

경기도박물관·백남준아트센터(용인), 경기도미술관(안산), 실학박물관(남양주), 전곡선사박물관(연천) 등 5곳이 무료 개방됐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용인)은 첫째ㆍ셋째 주말을 제외하고 관람료를 받고 있다.

김규상 기도 문화기반팀장은 "전 국민이 문화에 좀 더 쉽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좀 더 편하게 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차원에서 무료화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9월 한 달간 이들 6개 박물관과 미술관의 입장객 수는 모두 10만1028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 7만9183명에 비해 2만1845명(27.5%)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5개년 계획으로 44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도심 속에 '천 개의 문화 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동네 미술관과 도서관, 박물관 등을 지금의 2배인 10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하철 역사와 관공서 로비, 도심 고가와 하천변 등을 활용해 작은 미술관을 조성하고 오래된 창고와 폐교 등을 도서관과 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하는 방식이다.

또 현재 350개의 시민생활문화 동아리를 1000개(30만 명)로 늘려 시민 10명 중 1명은 동아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생활문화 관련 각종 교육프로그램과 예술 강사 등의 지원 사업도 병행할 방침이다.

늘어나는 문화공간과 무료 개방으로 인해 사립 미술관 등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부작용도 있지만 지역 주민들은 생활 속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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