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권오현 없는 삼성, 사장단 인사 앞당겨지나

한달 앞당겨 11월 이뤄질 수도…이재용 친정체제 구축은 상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이후 사실상 그룹의 대표역할까지 수행해온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격용퇴를 선언하면서 권 부회장이 담당하던 부품사업부장과 총수대행은 누가 할 것인가? 또 사장단 조기인사가 이뤄질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대적인 '폭풍인사'가 이르면 다음달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권 부회장은 지난 13일 용퇴를 선언하면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저의 사퇴가 이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한 차원 더 높은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단 권 부회장이 맡고 있던 DS사업부장의 후임으로는 반도체 총괄인 김기남 사장의 이름이 가장 앞에 오른다.

그는 삼성전자의 사장급 가운데는 가장 먼저 사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지낸 경력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의료기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전동수 사장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인 정칠희 사장의 이름도 거론되며 부사장 가운데는 진교영 메모리 사업부장의 이름도 오르지만 아직 부사장이라는 점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직급을 파괴하는 폭풍인사가 이뤄질 경우에는 진 부사장의 사업부장 승진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또 권 부회장의 용퇴 이후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자리에 누가 나갈 것이냐도 관심이다.

권 부회장은 대통령과의 대화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대화, 이용섭 일자리위원장과의 대화 등에 삼성그룹 대표자격으로 참석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대표이사 3명은 각자 대표를 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CE사업부장인 윤부근 사장이나 IM사업부장인 신종균 사장과 권 부회장 사이에 삼성전자 대표로서의 차이는 없지만 연배가 가장 위이고 직급이 부회장이라는 점이 사실상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자리에 참석하는 이유가 됐었다.

따라서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수감으로 삼성의 대표로서 이런 저런 자리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할 경우 삼성전자의 대표이사 가운데 1명이 삼성을 대표하는 자리에 나가야 한다면 1순위는 윤부근 사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장 재임기간도 길고 연배도 가장 높기 때문이다.

윤 사장이 아니라면 IM사업부장인 신종균 사장도 역시 물망에 오를 수 있고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9월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던 이상훈 사장도 사내이사 자리에 복귀하는 경우 대외업무를 관장하는 점을 감안할 경우 이른바 "총수대행'이 될 수 있다.

이와함께 권오현 부회장의 퇴진이 지난해 건너뛰었던 사장단 인사까지 이어지는 '인사폭풍'으로 이어지고 그 시기도 다음달로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 박상인 교수는 CBS노컷뉴스에 "매년 12월 초에 단행됐던 사장단 인사가 이번에는 11월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멘텀을 살려 이재용 부회장의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대대적인 인사가 있을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해에는 특검수사를 이유로 사장단 인사를 하지 않았지만 2015년에는 12월 2일, '14년에는 12월 1일, '13년에는 12월 2일 등 매년 12월 초에 사장단 인사를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사장단 인사를 넘김으로써 불발됐던 사장단 인사를 권오현 부회장의 용퇴발표를 계기로 한달 정도 앞당겨 실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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