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정무위원회 민병두(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관용자동차 보험가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관용자동차 보험 가입 건수는 10만 6천 건이다.
이 관용차량은 정부가 이용한다는 이유로 일반차량 보험료의 반값만 낸다. 예를들어 A보험사의 2016년식 쏘나타 운전자한정 기본등급으로 영리 법인은 109만 9660원을 내야 한다면, 관용차량은 거의 절반 가격인 59만 5150원을 낸다.
일반 차량에 비해 보험료는 적게 내지만 사고로 인한 보험금은 일반 차량과 똑같이 가져가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관용차 보험의 손해율도 높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관용차 보험 손해율은 91.6%다.
손해율이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보험사가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출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낮을 수록 보험사 흑자는 커진다. 보통 78% 내외를 적정하게 본다.
이처럼 관용차 보험이 지속적으로 손해를 보는 이유는 관용차 할인 혜택 때문이다. 이 특혜는 지난 1977년 정부와 보험사들이 맺은 특별약관에서 비롯됐다.
당시 정부는 "관용차는 국가 차량이기 때문에 일반차와 보험요율이 달라야 한다"며 특별약관을 요구했다.
지난 1995년 7월 관용자동차 특약요율이 신설돼 자가용 해당 차종 보험료의 50% 수준의 보험료가 적용되고 있으며, 2003년 8월 이후 담보별로 특약요율이 세분화됐다.
올해 1월 기준으로 대인Ⅰ 47%, 대인Ⅱ 53%, 자손 65%, 자차 44%, 무보험 65% 수준으로 일반 자가용 차량에 비해 할인된 보험료가 적용되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손해율이 적정 수준을 넘어 높아질수록 보험사들의 손실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의 손실 부담으로 전가된다. 관용차의 높은 손해율로 인해 발생하는 보험사의 손실을 일반 차량의 보험료 인상으로 메우고 있는 셈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달갑지않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관용차 보험은 입찰을 통해 낙찰을 받는 개념인데, 손해율이 잘 나지 않는 관공서 몇개만 입찰이 들어가고 나머지는 꺼려한다"면서 "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에 대놓고 문제 제기는 하지 않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보험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매출에 큰 타격을 줄 정도도 아닌데 굳이 금융당국에 문제 제기를 해서 밉보일 이유가 없다"면서 "관행적으로 굳어져버린 탓도 크다"고 말했다.
대형 보험사의 경우 관용차 보험이 전체 매출에 비해 극히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고, 중소형 보험사들은 입찰을 참여하지 않는 방식을 차선책으로 택하고 있다.
민병두 의원은 "관용차 보험의 반값 특혜는 일반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관용차량이라고 해서 무조건 일반 차량에 비해 보험료를 할인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