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각) 스위스 빌/비엔의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앞서 러시아 원정에서 2-4로 참패한 뒤 나선 모로코전 역시 이른 시간에 실점하며 허무한 패배를 당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야심차게 나섰던 유럽 원정 평가전은 쓰린 2연패로 마무리됐다.
이 경기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전반 28분 만에 신태용 감독이 지난 러시아전부터 꺼냈던 ‘변형 스리백’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포백 수비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신태용 감독은 모로코전에 장현수(FC도쿄)를 중심으로 하고 김기희(상하이 선화), 송주훈(알비렉스 니가타)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줬다. 좌우 윙백으로는 임창우(알와흐다),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이 나섰다.
또 달라진 조합으로 전반 7분과 11분에 연속 골을 허용하자 28분 만에 신태용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냈다. 김기희가 빠지고 정우영(충칭 리판)이 교체 투입되며 스리백이 아닌 포백으로 전환됐다. 장현수와 송주훈이 중앙 수비를 소화하고 임창우와 이청용이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포백 역시 완벽하지 않았다. 특히 러시아전에서 막판 2도움하며 부활의 가능성을 선보였던 이청용에게 낯선 포지션이라는 점이 가장 대표적인 불안요소였다. 이청용은 전반 36분 상대 측면 공격을 허용하는 장면에서 드리블하는 상대 선수에 붙지 않고 페널티 박스로 향하며 넓은 공간을 허용했다.
적어도 전문 수비수였다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상대 선수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움직임을 시도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청용은 페널티 박스로 향했다. 아직 수비는 이청용에게 ‘어색한 옷’이었다.
하지만 이는 신태용 감독뿐 아니라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도 계속된 아쉬움이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는 축구대표팀은 계속해서 수비 구성에 변화를 줬고, 결국 월드컵 본선을 8개월 앞둔 현재 여전한 수비 불안이라는 ‘약점’에 직면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상대보다 우세인 예선과 달리 월드컵은 분명 강팀과 싸우는 무대다. 강팀과 싸우기 위해서는 적어도 단단한 수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A매치 경험이 적은 모로코의 2군을 상대로도 불안한 수비가 여과 없이 드러났다. 2017년 현재 ‘신태용호’는 최소한의 무기조차 갖고 있지 못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