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또다시 트위터에 북한 문제에 대한 애매모호한 발언을 이어가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전임) 대통령들과 그 정부는 25년간 북한과 대화해왔으며, 많은 합의가 이뤄졌고, 막대한 돈도 지불됐으나 효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합의는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북한에 의해) 훼손돼 미국 협상가들을 바보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유감이다, 그러나 단 한 가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를 부정하면서도 해법으로 꼽은 '단 한가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으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군사적 대응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한반도 긴장감은 또다시 고조된 상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남긴 "그가 '꼬마 로켓맨(Little Rocket Man·김정은)'의 생각을 그대로 말한 것이라면 그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란 트위터 메시지를 빌미로, 북한은 '선제공격' 선포라는 논리에 맞지 않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북한은 "미국 현직 대통령이 한 말이기 때문에 이 것은 명백한 선전포고"라면서 북한 영공이 아니라도 미국 전투기를 격추할 수 있다고 맞서며 긴장감을 한층 높였다.
백악관은 이후 "선전포고를 하지 않았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미 한번 증폭된 한반도 내 위기감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당시 외신들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엔총회에서 김정은을 자극하지 말라고 조언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 문제에 있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북한에 격한 대응의 빌미를 줘 한반도 위기감만 고조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지극히 민감하고 중요한 외교안보 사항에 대해 트위터로 전파하고, 이것이 미국의 공식입장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중에도 주요 외교안보 사안에 대한 '트위터 통치'로 논란을 빚었다. 미국의 한 유명 코미디 쇼에서 "핵실험을 반복하는 북한에 문자를 보내야 하나?"라며 풍자할 정도였다.
예컨대 트럼프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통화가 미중 관계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에도 트럼프는 '대만에 수십억달러 군사 장비를 팔면서 축하 전화를 받지 말라는 것은 흥미롭다'고 트위터를 남겼다.
주요 직책에 대한 인선도 트위터를 통해 암시됐고 주요 언론들은 이를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라며 비판했다.
이같은 트럼프식 트위터 통치가 국제적 현안인 북핵 문제에 집중되면서 진중한 해결 의지 대신 서로에 대한 비판, 또 이로 인한 긴장감 고조로만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하고 6차 핵실험을 했을때 트럼프의 트위터 횟수는 더욱 늘어났다. 대부분 북한을 비판하고 중국의 역할을 촉구하는 단선적인 메시지에 집중됐다.
미국의 한 언론은 "당일의 기분이나 언론보도에 대한 반응이 아닌, 일관성 있는 전략에 따라 글을 작성한다면 트위터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격앙된 '트위터'가 진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통로가 아닌 감정적 소모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외교적으로 초강대국은 아주 절제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경험적 사례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절제되지 않은 메시지 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 보내는 것 역시 극히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체제의 존엄성을 중시한다"면서 "그나마 미국이 '시스템'의 국가이기 때문에 외교안보 정책이 그나마 중심을 잡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트위터 메시지가 뒤에서 외교적 전략을 진행하고 앞에서 시선을 돌리거나 의중을 떠보기 위한 전략적 목적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다른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나는 이전의 미국 대통령과는 다르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보내고 있다"면서 "아무런 생각없이 올리는 것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