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박근혜 막자' 정치권 개헌논의 어디까지?

권력구조 개편이 '쟁점'…與 '대통령 4년 중임제' 野 '이원집정부제' 선호

국회의사당 노컷뉴스 자료사진(사진=윤창원 기자)
5.9 대선에서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연대, 이른바 '빅텐트'가 정권교체 바람에 날아간 이후 개헌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돌풍'에 잠시 뒤로 밀린 모양새다.

대중의 관심도는 대선때보다 줄어들었지만, 국회에서는 개헌 논의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지난 1월 5일 회의를 시작해 10월 현재까지 9개월 동안 모두 30여차례 회의를 열었다.

개헌특위에서는 권력구조 등 정부형태뿐 아니라 지방분권과 기본권 등 폭넓은 분야를 쟁점으로 뽑아 논의를 이어왔다.

▲생명권과 안전권 신설 등 기본권 개선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분권 강화 ▲경제민주주의 구현을 위한 제도 개편 ▲분권과 협치에 기반한 정부형태 개편 ▲입법부 기능 강화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 등 행정부 구성방식 개선 ▲선거제도 구축 ▲사법부 독립 보장 ▲국민발안제 도입 등 헌법개정절차 변경 등 10가지 의제와 52가지 세부의제가 논의됐다.

개헌 논의중 가장 중요한 쟁점은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는 정부형태 논의인 권력구조 개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겪은 만큼 개헌특위는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는 권력을 분산하고, 견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 대통령 권한 분산엔 '동의' 분권 방법은 '이견'

문제는 현행 5년 대통령 단임제를 어떤 형태로 바꿔야 하는가다.

개헌특위에서는 권한을 분산해 삼권 분립을 강화한 대통령중심제와 대통령 및 총리가 국정을 분리해 운영하는 이원정부제, 총리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내각제를 두고 위원들 간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다.


정부형태 논의를 담당하는 개헌특위 2소위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정부 형태와 관련해서는 접점을 좁히지는 못하고 서로 이견만 확인했다"며 "국민 의견 수렴 과정 이후 적당한 정부형태를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특위 위원들은 당론 없이 위원들 개인 소신을 기준으로 권력구조 개편 논의를 진행중이다. 당론이 결정되는 순간, 당대당으로 부딪히기 때문이다.

같은 당 의원들끼리도 생각과 가치관에 따라 개헌의 입장이 조금씩 다르지만 권력구조 개편안에 대해서는 여야별로 소속 당에 따라 의견이 갈리고 있다.

한 특위 위원은 "권력구조 논의를 시작했을 땐 2분과 위원들 모두 분권이 거의 주류를 이뤘다"며 "대통령에게 권력을 집중하자는 의견은 소수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여야 의견이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여당인 민주당 위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내걸었던 4년 중임제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 위원들 다수는 총리를 국회에서 뽑고 대통령은 직선제로 선출하는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하고 있다. 국민의당 역시 지난 2월 6년 단임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를 담은 개헌안을 발표한 바 있다.

개헌특위 국민의당 간사인 김관영 의원은 "지난 2월 발의한 개헌안이 당론은 아니"라며 "국민의당 의원들 개개인별로도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에 연휴가 끝나면 개헌특위 소속 의원들과 회동을 해 의견을 조율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개헌과 관련한 당론이 정해지지 않은데다 의원들의 생각도 각기 달라 한 가지로 의견을 모으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당측 관계자는 "권력구조에 대한 각 당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을 합치기 쉽지 않다"며 "각 과제별 연구는 끝냈지만 어떤 개헌안을 도출할 거냐를 두고 진도를 내지 못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개헌특위는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11월 개헌 쟁점을 조율하는 개헌특위 기초소위원회를 구성해 12월에는 개헌안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또 연휴가 끝나면 헌법개정국민대토론회에서 모아진 국민 의견을 정리해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이주영 위원장은 "추석 연휴가 끝나면 11월엔 지금까지 논의됐던 개헌 의제들에 대한 쟁점에 대해 본격적인 조율을 시도할 것"이라며 "가능하면 12월, 늦어도 내년 2월까지는 개헌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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