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비디오 게임회사 아타리(Atari)가 닌텐도의 'NES 클래식 에디션', '슈퍼패미컴 클래식 에디션'의 흥행에 이어 역시 복고풍 게임 등을 탑재한 '아타리박스(Ataribox)'를 출시한다.
아타리는 미국 전통의 게임 회사로 스티브 잡스가 일했던 곳이기도 하다. 아타리박스는 세계 최초의 가정용 게임팩 비디오 콘솔 게임기 '아타리 VCS(Video Computer System)'와 비슷한 외양 뿐만 아니라 닌텐도의 NES 클래식 에디션처럼 게임 팬들의 향수를 저격할만한 요소도 가졌다.
1977년 10월 출시된 아타리 VCS는 누적판매 2600만대, 인기게임은 수백만 단위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게임시장을 완전히 재편하며 아타리 성공신화를 일으킨 1등 공신이었다. 하지만 80년대 등장한 일본 닌텐도와 세가의 공습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아타리 VCS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아타리박스는 진짜 나무 소재의 프런트 우드 패널이 적용되고 아타리의 고전 게임들 뿐만 아니라 최신 게임도 즐길 수 있다. 다만, 아타리 총괄 책임자인 피어갈 맥(Feargal Mac)은 게임비트와 인터뷰에서 "미드 레인지 PC가 현재 할 수있는 종류의 게임은 가능하지만 하이엔드 PC 성능이 필요한 트리플 A 게임은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대체로 고전 게임에 집중 될 것으로 보인다.
아타리 CEO 프레드 슈네는 "복고풍 부흥과 아타리의 새로운 시대 모두를 아우르는 일환으로 새 콘솔 개발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아타리의 고전게임은 애스터로이드(Asteroids), 센티페데(Centipede), 미사일 커맨드(Missile Command), 퐁(Pong) 등이 있다.
앞서 출시된 닌텐도 NES 클래식 에디션은 1985년 출시된 NES 디자인을 그대로 채용해 크기만 작게 줄인 콘솔 게임기로 30개의 8비트 게임과 패키지로 묶어 북미와 일본 지역에서만 출시됐다. 최신형 TV를 통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젤다의 선설'과 같은 고전게임을 HD로 즐길 수 있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6개월 만에 단종된 NES 클래식 에디션은 230만대가 팔려나갔다. 후속작 '슈퍼패미컴 클래식 에디션'은 79.99달러(약 9만원)에 판매된다.
게임기 뿐만이 아니다. 급속도로 빨라진 디지털 환경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오히려 슬로우·클래식·아날로그가 재조명 받고 있다.
즉석 카메라의 대명사인 폴라로이드도 파산신청으로 더이상의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지만, 최근 고전 인기 즉석 카메라 '폴라로이드 원스텝' 부활 버전인 '폴라로이드 오리지널 원스텝2'를 내놨고, 올림푸스는 클래식 필름 카메라 'OM'의 디자인을 재현한 미러리스 카메라 'OM-D E-M10 마크3'를 최근 출시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레트로 필름 필터 앱의 인기를 타고 필름 메이커인 야시카, 토이 카메라로 유명한 로모카메라, 독일 롤라이, 제니트 등 디지털 카메라에 완전히 밀려났던 브랜드들이 고유의 기술과 새로운 디지털을 융합한 아날로그·하이브리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
한때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쥐락펴락 했던 노키아는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 등 디지털 트렌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쇄락을 길을 걸었다. 최근 노키아 브랜드를 소유한 HMD 글로벌이 전 세계 1억2600만대가 팔려나간 전설의 휴대폰 '노키아 3310'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기능은 제한적이지만 오리지널 버전의 재해석 과정 거쳐 태어난 '노키아 3310'은 유럽시장에서 '추억 소환'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선 제조 방식이 쉬워졌다. 과거에는 제조사가 직접 공장을 운영하고 제조장비 구입하고 대규모 생산인력을 채용해야 했지만 중국과 동남아와 같은 신흥 제조 허브, 위탁 생산 업체들이 성장하면서 맞춤형 전자제품을 보다 저렴하고 쉽게 대량생산 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유행이 지난 구형 레트로 기술은 원가 절감과 진입장벽이 낮아 틈새 시장에서 종종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쇼핑몰 등 온라인 전자상거래 시장의 활성화로 복고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와의 만남을 촉진시키고 있다. 킥스타터나 인디고고와 같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는 독특한 제품이나 생산 시스템을 자극해 일반 소비자들로부터 수십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받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는 청소년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정보기술 이해도가 높은 반면, 그 이전 세대는 급속도로 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거부감을 느끼며 클래식·아날로그 문화의 향수를 그리워 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복고풍 제품의 시장이 작고 수명도 짧아 롱런을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소규모 마니아층과 브랜드 붐을 목적으로 '닌텐도 NES 클래식 에디션'처럼 한정판 형태로 출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