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첫 명절선물은 경기 이천 햅쌀과 강원 평창 잣, 경북 예천 참깨, 충북 영동 피호두, 전남 진도 흑미 등 특산물 5종 세트로 결정됐다. 농협중앙회 평가단의 품질우수 추천을 받은 국내산 농산물로만 꾸렸다.
"지역 안배보다는 우리 농어업인 생산 제품을 고루 담는 데 주력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지만 정부 출범 이후 문 대통령이 사회적 통합을 강조해 온 점을 감안하면 각지의 특산물이 고루 섞인 것에 이런 국정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각지의 특산물을 고루 섞는 것은 '지역감정 극복'을 평생의 과업으로 삼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때부터 시작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때까지 '추석선물의 정석'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번 추석 선물에 '평창 잣'이 선정된 것은 평창겨울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추석 선물을 통해 다시 환기시키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첫 휴가인 올해 여름 휴가 때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를 찾아 올림픽 시설을 관람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선물 대상 중 절반 이상을 연평해전·천안함 등 국가유공자와 미혼모·조손 가정 등 사회적 배려 계층으로 채웠는데 이 역시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취약계층 배려를 통한 사회통합과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하라'고 지시했고, 이를 반영해 선물 대상자 비중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선물 발송 대상자 규모는 전임 정부와 큰 차이가 없는 1만 명 안팎이지만 취약 계층와 유공자에 대한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된 뒤 첫 추석을 맞으면서 선물단가를 5만 원 이하로 맞추기 위해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석 선물 시안을 보고 받은 문 대통령은 "예전에는 술도 주고 해서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이 편리했는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참여정부 시절 전통주를 명절 선물로 보냈던 기억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추석 선물 품목 결정을 총괄한 이정도 총무비서관은 "술은 단가 때문에 어렵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전통주 활성화 차원에서 향후 명절 선물에서 전통주 포함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추석 선물 외에도 다음달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함에 따른 각종 대책을 지시하며 "연휴가 길어지면서 피해를 보거나 오히려 소외받는 사람들에 대한 세심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간의 긴 연휴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영세 중소기업이 납품대금 결제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집중호우와 폭염 등 재해 피해에 대한 금융지원, 보험금 지급 등도 차질이 없는지 살펴봐야한다"고 지시했다.
또한 "결식아동 등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서비스와 임금 체불 방지 등 저소득 근로자에 대한 대책도 선제적으로 마련해서 추진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