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이번 수주전 승리로 웬만한 대형 건설사의 1년 수주액 규모인 공사비만 2조6천억원에 이르는 그야말로 '대어'를 낚게됐다.
또, 반포 일대 한강변을 낀 랜드마크 아파트 단지를 또 하나 시공하게 돼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일 수 있어 향후 재건축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측은 승리의 요인으로 "건설 명가로서 현대건설의 100년 주거 명작을 선보이겠다는 의지가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자평했다.
또, 반포1단지의 새 이름인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는 '하이엔드', '최상급 클래스'의 뜻으로 반포1단지를 한강변 최고의 아파트로 재탄생시키겠다는 현대건설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향응과 비방'으로 얼룩진 현대와 GS 두 대형 건설사의 과열 수주경쟁 과정을 되돌아보면 뒷 맛이 개운치 않다.
수주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수십만원대의 굴비세트를 비롯한 선물공세와 고급호텔 코스요리를 포함한 설명회 등 '향응·접대'는 그야말로 기본이었다.
반포 일대는 두 회사가 내건 광고영상과 현수막으로 도배됐고, 홍보대행사 등을 통한 상대방 회사에 대한 흑색선전은 수주전 내내 난무했다.
결국 정부가 민간 아파트 시공사 선정과정에 개입해 시정명령을 내리는 초유의 일까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과도한 출혈 경쟁으로 패자인 GS건설은 물론, 승자인 현대건설도 앞으로 내건 공약 조건을 이행하려면 큰 부담을 떠안을 수 밖에 없어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이번 수주를 위해 3년간 공을 들여 온 GS건설이 막판 현대건설의 '고액 이사비' 제공 공약 등을 문제삼아 불복 소송을 제기할 경우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과열·혼탁 경쟁을 지켜 본 잠재적 부동산 수요자들에게 '강남 불패', '될 곳은 된다'는 생각을 한층 강화시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심화는 물론 자칫 가격 인상을 부채질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와관련 "이번 기회에 재건축 수주전이 깨끗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시공사 선정 과정을 다시 한 번 재점검하고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