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서 발해 꽃무늬 전돌 출토…"수도 상경부와 유사한 문양"

동북아재단, 크리스키노 유적 발굴…건물지, 도로 유적도 나와

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 발해 염주성 유적에서 꽃무늬 전돌(흙으로 구운 돌)이 나왔다.

동북아역사재단은 러시아 발해역사연구협회와 함께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22일까지 염주성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발해 수도였던 상경용천부에서 발견되는 꽃무늬와 유사한 문양이 새겨진 전돌을 찾아냈다고 20일 밝혔다.

이 전돌은 9세기 전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염주성의 중심 건물지에서 출토됐다. 이 건물지의 길이는 3.4∼4.9m이며, 여러 차례에 걸쳐 구들을 조성한 흔적도 있었다.

김은국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상경용천부에서 염주성은 직선거리로 150㎞ 정도 떨어져 있다"며 "이번에 발견된 전돌의 무늬는 매우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정도 문양의 전돌이 나왔다면, 건물의 위상이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발굴 건물지는 전체 구역의 3분의 1 정도로 보인다"며 "기초부 남동부 모서리에서는 초석 2개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당초문 전돌 외에도 핀셋·허리띠 장식 등 청동제 유물, 비녀못·화살촉 등 철제 유물, 토기, 고누알 등이 출토됐다.

이와 함께 염주성 서북쪽 도로 유적도 모습을 드러냈다. 곡선 형태의 도로는 사원과 거주지 사이를 가르는 경계석을 따라 2m 너비로 조성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염주성 서북쪽에서 도로 유적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여러 곳에서 도로가 확인됨에 따라 염주성이 계획도시였다는 사실이 더욱 명확하게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6년부터 동북아역사재단이 발굴조사를 하고 있는 염주성은 발해 62개 주 가운데 하나인 염주(鹽州)의 행정기관으로, 발해의 대외 교류 거점이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이번에 조사한 염주성 중심건물의 기초부를 심화 발굴해 이 건물의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할 방침이다. 또 연말에는 염주성을 소개하는 대중 교양서를 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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