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중기부 출범 이후 한 달 넘게 고심한 뒤 지명한 장관 후보자가 낙마 위기에 처하면서 중기부의 업무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기부는 지난 7월 26일 중소기업청에서 장관급 부처로 승격한 이후 지금까지 50일간 장관 공석 사태를 맞고 있다.
18개 부처 장관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박성진 후보자가 지명된 것은 지난달 24일. 중기부가 출범한지 이미 34일이 지나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 106일 만이었다.
인선이 늦어졌던 만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업계는 장관의 취임과 중기부 조직 정비, 중소기업 정책 추진 등에 속도가 붙기를 희망해왔다.
그러나 박 후보자가 이념과 역사관 논란 끝에 국회의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임명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박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 처리 문제 등을 감안하면 박 후보자의 거취가 조속히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장관 공석으로 가장 차질을 빚는 것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 전환 등 로드맵 구상이다. 중기부는 장관 인선이 늦어지면서 정부 부처 가운데 유일하게 청와대 업무보고를 하지 못했다.
업무보고를 통해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에 관한 정책 방향이 결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업무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장관 취임 후 이뤄질 조직 정비와 후속 인사도 늦춰지고 있다. 중기부는 장관과 차관, 4실 체제를 갖췄지만 아직 4실 가운데 기획조정실장을 제외한 중소기업정책실과 창업벤처혁신실, 소상공인정책실 등 3개 실장이 결정되지 않았다.
산하기관장 인사도 미뤄져 중소기업 옴부즈만 자리는 지난 4월 이후, 중소기업 싱크탱크인 중소기업연구원장은 지난달부터 공석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현안이 산적해있지만 장관 공석 사태가 장기화돼 중소기업의 목소리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