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종가 '난중일기 전시중단' 경고

'박정희 현판‧일본 금송' 철거 요청… "영혼없는 현충사에 난중일기 전시불가"

현충사 본전에 걸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현판. (사진=김세준 기자)
이순신 종가와 충무공기념사업회가 이순신 장군을 모신 현충사 내에 설치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현판과 일본나무 금송을 철거해달라며 문화재청에 진정을 냈다.

충무공기념사업회는 14일 오전 문화재청을 상대로 '박정희 대통령 현충사 성역화 오류정정에 대한 진정'을 제출했다. 이와 함께 철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종가 소유의 난중일기 전시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업회는 이날 진정서를 통해 "현충사 현판은 숙종이 1706년 현충사에 내린 현판으로 충무공 종가가 보관하던 문화재"라며 "일제강점기에도 현판으로 사용됐으나 박 전 대통령의 성역화 사업 후 밀려나 지금은 구석으로 물러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숙종이 내린 현충사 편액은 현충사의 역사성과 격조를 높여주는 중요문화재로 이처럼 방치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이 다시 세운 이순신 현충사에는 박 전 대통령의 친필현판과 기념수가 심어졌다. (사진=김세준 기자)
앞서 박 전 대통령은 1966년 '현충사 성역화 작업'을 진행하며 지금의 현충사 본전자리에 있던 숙종의 현판을 자신의 친필현판으로 교체했다. 이어 현충사 앞에도 일본의 '국민나무'로 불리는 금송(일본명 고야마키)을 기념수로 심기도 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9. 14 [단독] 이순신 종가 "현충사에 박정희 현판 내려라")

이순신 종가 15대 종부 최순선 씨는 "현충사는 충무공의 얼이 깃든 장소"라며 "그럼에도 일본식 조경, 금송 기념식수, 박 전 대통령 현판 논란으로 충무공의 얼은 빠지고 이름만 남은 장소로 퇴락했다"고 밝혔다.

최 씨는 "영혼 없는 현충사에 난중일기를 더 이상 전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조속한 철거를 촉구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