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명 회장, 교육을 사업에 이용말라"…졸업생들 비판글 쇄도

남해해성고 파문 계속...학교재단측 "글 내려라" 압박 의혹까지


에머슨퍼시픽 이중명 회장(사진)이 이사장으로 있는 남해해성고등학교가 파격적인 장학혜택을 내세워 전국의 성적우수생들을 모집한 뒤 일방적으로 장학금 지급을 중단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이 학교 졸업생들의 비판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 글들은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전파되고 있지만, 학교측은 해당 졸업생에게 글을 내리도록 압박하고 있다는 진술까지 나오고 있다.

◇ "학교가 학생과의 약속을 이렇게 쉽게 무효화 할 수 있다니..."

남해 해성고 졸업생 A씨는 SNS를 통해 올린 글에서 "학교가 학생과의 약속을 이렇게 쉽게 무효화 할 수 있다는 게 믿어지시나요?"라고 물었다.

A씨는 "장학금은 단순한 돈이 아닌 학생들의 목표, 또는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를 하고싶다는 간절함, 그것도 아니라면 홀로서기의 방법이다"며 "저만 눈감으면 되는 일이라고 지나쳤던 전과 달리, 다른 학생들이 또다시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이 상황을 저희의 힘으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판단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A씨는 "많이 늦었지만 이제는 학교의 양심적이고 도덕적인 대응을 이끌어내고 싶다. 이를 통해 우리 후배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고, 약속한 대가를 받으며 올바른 사회인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학생이 소모품인가?...이중명 이사장은 교육을 사업에 활용마라"

장학금 지급중단의 직접 피해자인 B씨는 긴 글을 올렸다.


B씨는 "남해해성고의 장학금 규정은 학교와 학생 간의 약속이라면 약속, 계약이라면 계약인데 이것을 ‘재단 사정’ 탓을 하며 일방적으로 무효화하다니. 심지어는 모든 학생들에게 미리 알려 사과를 구하는 것으로도 부족할진데, 실수로 몇몇 학생들에게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직접 학교 측에 연락을 해본 뒤에야 뒤늦게 모든 소식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B씨는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학교 측에선 현재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재학생들에게 공식적으로 장학금이 중단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너무나 안타깝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장학금을 받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후배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선배로서 당장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미안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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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학교의 명성이 충분히 높아진 이 시점에서 학생들의 장학금 지급이 중단된다니요. 저희는 쓸 만큼 쓴 소모품인가요? 이와 같은 학교와 재단의 태도는 학생을 도구적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장학금 수혜대상 학생 뿐 아니라 해성고등학교 학생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합니다"고 항의했다.

B씨는 재단 이사장인 에머슨퍼시픽 이중명 회장에게도 글을 보냈다.

B씨는 " 이사장님. 2013년 3월, 저는 당신께서 입학생들에게 해주신 말씀을 아직 잊지 않고 있습니다. ‘사랑과 베풂의 정신을 항상 지니며 살아라. 사람을 사랑하라.’ 저는 당시 그 의미를 잘 몰랐으나, 지금에 와서야 사람들에게 베풀고 도움을 주면서 사랑의 의미를 조금씩 깨우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을 실천할 때마다 이사장님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에는 이사장님께서 저희에게 알려주신 사랑의 정신이 부재합니다. 제발 교육을 사업에 무자비하게 활용하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고 말했다.

◇ "기사와 글 올리니 글 내려라 압박...3번이나 직접 압박"

또 다른 졸업생 C씨는 해당 보도를 SNS에 공유한 뒤 글을 내려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썼다.

C씨는 "내가 학교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몇시간이 지나 누군가로부터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았다. ‘좋은게 좋은거다’라는 말로 이 기사를 내려주면 안되겠냐는 사실상 압박이 들어왔다.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조용히 덮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대학 진학실적을 위해, 학교의 명성을 위해 우리를 이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우리학교만 가지고 있는 특유의 악습은 꼭 사라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재학생, 졸업생 이라면 알겠지만 교내 학교폭력, 부정행위 등의 사건은 상습적으로 몇몇의 명령으로 묵인되어진다. 여론을 잠잠하게 만든 후에는 가해자가 처벌을 받는 것이 아닌 피해자가 전학을 가야하는 것이 현재 내 모교의 실상이자 이어져온 악습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C씨는 이어 올린 글에서 "짧은글을 적은 후 전화를 통한 직접적인 압박이 3번이나 들어왔었다. 여전히 대중에게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이때까지 해왔던대로 여론을 압박하고 사건을 묵인하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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