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30대 그룹은 5년이 걸렸지만, 하위 70대 그룹은 3.4년으로 그보다 1.6년이 더 짧았다. 그리고 부모세대가 4.7년 걸린 것에 비해 자녀세대는 3.8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총수가 있는 100대 그룹 중 오너일가가 임원으로 근무중인 77개 그룹 185명의 승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입사 후 임원에 오르는 데 평균 4.2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29.7세에 입사해 33.9세에 임원을 달았다.
일반 직원의 경우 임원 승진 평균 나이가 51.4세(2016년 9월 말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오너일가가 일반 직원에 비해 무려 17.5년이나 빠른 셈이다.
임원 승진 기간은 부모세대보다 자녀세대로 올수록 짧아지고 있다. 재계 1~2세대가 주로 해당되는 부모세대는 평균 30.1세에 입사해 4.7년 후 임원으로 승진했지만, 3~4세대로 분류되는 자녀세대는 29.2세에 입사해 고작 3.8년 만에 임원을 달았다.
입사 후 사장이 되는 시점도 부모세대보다 자녀세대가 짧았다. 부모세대는 입사 후 평균 13.5년 후인 43.3세에 사장단에 오른 반면, 자녀세대는 불과 12.5년 만인 40.4세에 사장단으로 승진했다.
이런 경향은 그룹 규모가 작을수록 더 두드러졌다. 30대 그룹 오너일가의 임원 승진기간은 5.0년이었던 반면, 하위 70대(31~100위) 그룹은 3.4년으로 1.6년이나 짧았다. 입사 후 사장으로 승진하는 데 걸리는 기간도 상위 30대 그룹은 14.6년인데 비해 하위 70대 그룹은 11.9년으로 2.8년이 빨랐다.
자사 또는 타사 경력이 없음에도 입사와 동시에 임원을 단 사람도 22명이나 됐다. 이는 전체 조사대상 185명의 11.9%에 해당한다.
30대 그룹 오너일가 중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등 9명(40.9%)이 경력 없이 임원을 단 경우다.
하위 70대 그룹 중에는 정몽진 KCC 회장,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조원국 한진중공업 전무, 허진수 SPC 부사장, 임종훈 한미약품 전무 등 13명(59.1%)이 이에 해당됐다.
입사 후 1년 내에 임원 승진한 경우는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0.8년), 조현상 효성 사장(0.9년),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0.9년), 안용찬 애경 부회장(0.8년), 임세령 대상 전무(0.8년), 한경록 한솔제지 상무(0.9년) 등 6명(3.2%)이다.
이들과 반대로 입사 후 임원 승진까지 10년 이상 걸린 이들도 23명(12.4%)이나 됐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입사 후 18.3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해 가장 오래 걸렸고, 구자엽 LS전선 회장(16.6년),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16.0년), 허명수 GS건설 부회장(15.2년), 박석원 두산엔진 부사장(14.0년),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부회장(11.2년), 구본능 희성 회장(11.2년), 김남정 동원 부회장(11.0년), 임주현 한미약품 전무(10.1년), 장선익 동국제강 이사(10.1년)도 10년 넘어서 임원을 달았다.
사장단에 오르는 기간도 그룹마다 차이가 있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3명은 회사 입사와 동시에 사장단에 올랐다. 김승연 한화 회장(0.3년), 한창훈 리앤한 대표(0.6년), 김하철 일진반도체 대표(0.7년),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0.9년) 역시 입사 후 1년이 안돼 사장단에 올랐다.
반대로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은 입사와 동시에 임원을 달았지만, 사장까지는 35.6년이 걸렸다. 구자엽 LS전선 회장(27.8년), 허연수 GS리테일 사장(26.1년), 구자열 LS 회장(25.1년), 함영준 오뚜기 회장(23.3년), 이휘령 세아제강 사장(23.2년), 장세주 전 동국제강 회장(21.3년),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20.5년) 등 26명(17.6%)도 입사 후 사장까지 20년 넘게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