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9일 오전 5시57분쯤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종류를 알 수 없는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최대 고도 550km로 2천700km를 날아가 일본 동쪽 태평양에 떨어졌다.
이 미사일은 특히 처음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해 이전과는 사뭇 다른 위협 양상을 드러냈다. 일본 정부는 일부 지역에 피난 정보를 알리는 등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적은 비용으로도 주변국에 대한 위협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엿보인다.
이날 도발이 눈길을 끄는 점은 일본 측을 간접 위협한 것 외에도 미사일의 비행거리다. 2천700km의 비행거리는 북한이 '포위 사격'을 운운했던 괌까지의 거리 3천600km에는 크게 못 미친다.
다만 미사일 발사 궤적 등에 대한 정밀분석 결과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낮춘 것으로 판명된다면 괌에 대한 당초 위협을 우회적으로 결행한 셈이 된다.
북한은 또, 지난 26일 비행거리 약 250km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이번에는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도발 수위를 점차 높이는 양상이다.
미국을 더욱 압박함으로써 추후 언제가 될지 모를 핵협상에서 최대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도발의 상승추세가 북한 정권 창건일(9.9절)인 다음달 9일까지 이어진다면 한반도 위기감은 유례없이 높아지게 된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은 28일 국회 보고에서 북한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잔여기간인 오는 31일 이전이나 9.9절을 계기로 미사일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북한의 이날 도발이 9.9절까지 계산에 넣은 종합 시나리오에 따른 것인지는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북한이 과거에도 UFG 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매번 상당 수준의 도발로 맞대응해온 점으로 미뤄 이번에도 제한된 범위에 그칠 것이란 전망과, 그 반대의 관측이 현재로선 모두 가능하다.
북한이 이날 도발로 한미 양측에 전하려는 정확한 메시지는 미사일 탄종에 대한 분석 결과가 나와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북한의 이날 미사일 추가 발사가 향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이나 6차 핵실험의 예고편으로 해석된다면 한반도 정세는 걷잡을 수 없는 위기 국면에 빠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