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백수오를 원료로 하는 건강기능식품에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사실이 알려진 후, 식품의약품안전처 실시한 독성시험·위해성평가 결과가 22일 공개됐다.
◇ '진짜'마저 독성, 그러나 100도 넘는 물에서 4시간 끊이면 OK?
식약처가 파동 이후 무려 2년이 지나 발표한 이번 결과는 책임을 피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일단 보도자료 부제목에서부터 '백수오 열수추출물 섭취는 안전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썼다.
백수오의 경우 분말 형태에서 독성이 있지만 뜨거운 물로 추출한 형태인 '열수추출물'에서는 안전하다는 게 자료의 주요 내용이다. 독성은 있지만 열수추출물이 아닌 형태로 '매일 평생동안 최대량을 섭취하지 않는 이상' 위해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독성시험에서 백수오는 분말 형태에서 암컷이 저용량(500mg/kg)부터 고용량(2,000mg/kg)까지, 수컷은 고용량(2,000mg/kg)에서 체중감소 등을 보였다. 체중감소 등 성장장애는 중요한 독성지표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백수오를 '앞으로는' 열수출물만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분말을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이 제조·유통·판매되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15년 논란 당시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32개 백수오 제품 상당수는 분말 또는 환 제품이었다. 특정 조건을 갖춰야만 안전한 백수오가 지금까지 무방비로 유통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엽우피소 혼입 혐의로 검찰 조사까지 받았던 네츄럴엔도텍의 경우 최근 백수오 관련 제품을 TV홈쇼핑을 통해 판매해 매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백수오의 독성이 눈길을 끄는 것은, 2015년 파동 당시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의 독성 여부가 논란이었지 진짜의 독성 여부는 쟁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사실이다.
'진짜'마저 독성이 확인된 상황이다보니 '가짜'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어떤 가공 방식에도 독성이 확인됐다. 현 자유한국당 의원인 당시 이승희 식약처장은 "해당 제품 섭취에 따른 인체 위해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엽우피소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열수추출물 형태로 고용량(2,000mg/kg)을 투여한 결과 수컷에서도 간독성이 나타났다. 수컷은 암컷보다 독성에 상대적으로 강하다. 분말형태에서는 저용량(500mg/kg)부터 고용량까지 암컷의 부신_난소 등에 독성이 나타났고, 수컷에는 간 독성 등이 관찰됐다.
당시 논란에서 이엽우피소에 대한 식재료 경험이 없어 위험성이 과장됐다고 했던 식약처는 이날 "이엽우피소는 식품원료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당시에도 제품 상태로 혼입했을 때 인체에 위해성이 없다는 설명이었기 때문에 입장이 바뀐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