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
①녹조·악취 진동하는 안동댐…"이런 곳에서 어떻게" ②"영주댐이 '똥물'을 하류로 쏟아낸다"…녹조로 몸살 (계속) |
◇영주댐…"아니 벌써?"
호숫물 색깔과 주변 뚝 풀들 모두 초록빛 일색이다.
상류쪽으로 조금 더 거슬러 올라 가보지만 여전히 녹색빛이 완연하다.
굳이 수질 측정을 하지 않더라도 눈으로만 대충 봐도 녹조현상이 심각함을 느낄수 있다.
댐을 빠져나온 물의 색깔은 녹색에서 거품을 한껏 머금은 시커먼 물로 변한다.
냄새도 쾌쾌하다.
좀 더 하류쪽으로 내려온 평은면 용혈1리 미림마을.
강물 색깔은 여전히 검은색 그대로이다.
"보세요, 일 주일 전이나 지금이나 똑 같잖아요." "그동안 비가 많이 내렸는데도 변화가 전혀 없잖아요." "댐 건설 이전에는 상상도 못한 일이지요."
윤 씨는 손으로 영주댐 쪽을 가리키며 "예전에는 저기에 낚시꾼들이 꽤 많았는데 지금은 찾아 볼 수 없다"며 불만을 쏟아낸다.
영주댐에서 5km 아래쪽 문수면 수도리 '무섬마을'.
강물 색깔은 많이 옅어졌지만 물에 잠긴 모래톱이 검게 변해 있다.
또 다른 마을주민 김재현(64)씨는 "댐이 들어서기 전에는 강물이 맑았는데 댐을 막고난 후에는 모래도 많이 유실되고 수질도 악화됐다"고 말한다.
10일 무섬마을 주민들이 마을 전통한옥체험수련관에 모였다.
주민들은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삶의 터전이 더 이상 황폐화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격분한다.
무섬마을보존회 김광호 회장은 "옛날에는 날씨가 더우면 강에 들어가 목욕도 하고 했는데 지금은 오염이 심해 들어가지 못한다" "모래톱도 깨끗했는데 큰 물이 지고나면 백사장이 검게 변한다" 라며 불만을 토로한다.
보존회는 성명서를 내고 "수자원공사는 영주댐 오.폐수 방류를 즉각 중단하라" "환경부와 국토부는 수질대책을 수립하고 내성천의 1급수를 복원하라" "무섬마을 모래톱을 원래 상태로 복원하라"고 요구했다.
내성천보존회 황성종 사무국장은 "영주댐 위쪽으로는 20km, 하류쪽 10km까지 똥물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댐 건설 이전에는 내성천 물이 1급수였는데 지금은 5급수로 추락했다"고 말한다.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해 만들어진 영주댐은 지난해 10월 준공돼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는다.
영주댐의 녹조가 낙동강 보보다 오히려 더 심각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환경단체는 영주댐이 '똥물'을 하류로 마구 쏟아낸다고 꼬집는다.
아름다운 모래강 내성천. 원래의 모습을 잃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