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
①"가족, 회사 아무도 몰랐다" 계속 |
지난달 29일 오후 충북 청주의 한 원룸에서 2~30대 여성 시신 3구가 발견됐다.
대문 밖까지 고약한 악취를 풍길 정도로 시신이 심하게 부패된 뒤였다.
숨진 이들은 이미 한 달 전부터 유서를 작성하고, 장소를 옮겨 가며 죽음을 준비했지만 이웃과 동료, 심지어 가족 등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특히 한 여성은 끝내 시신을 인수할 가족조차 나타나지 않아 마지막 가는 길까지 홀로 맞아야 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청주상당경찰서 관계자는 "숨진 지 보름가량 된 것으로 보이지만 3명 모두 실종신고조차 되지 않았다"며 "가족과도 유대가 없고, 아르바이트 일을 하다보니 사라진 사실을 알만한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청주의 한 주택가 화단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버려진 20대 여성은 사흘 전 동거남에 의해 억울한 죽임을 당했다.
하지만 이 여성은 세상에 버려진 것과 다름없었다.
일하던 공장이 있었지만 출근을 하지 않자 이유도 확인하지 않은 채 곧바로 해고처리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공장 하청업체 직원이었던 이 여성은 사흘 동안 출근하지 않으면 해고 조치한다는 내부 규약에 따라 해고가 됐다"며 "성인이 된 이후부터 이미 집을 나와 혼자 살고 있어 가족도 실종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처럼 최근 청년 고독사가 잇따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통계 없는 죽음'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무연고 사망자' 집계를 통해 대략의 실태를 유추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무연고 사망자는 1,232명으로 최근 3년 동안 27% 가량 증가했다.
이 가운데 30대 이하 사망자는 66명으로 같은 기간 무려 90% 이상 폭증해 청년 고독사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독버섯처럼 번져가며 점차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청년 고독사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