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MBC블랙리스트 실체가 낱낱이 밝혀졌다"며 "그럼에도 사측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정치 방송인들이 판치면서 공영방송을 유린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은 MBC가 권력의 입맛에 맞춰 어떻게 철저히 망가졌는지를 기억하고 있다"면서 "'만나면 좋은 친구'에서 '안보면 좋은 친구'로 전락한 MBC가 하루빨리 공영방송으로서의 공공성과 중립성을 회복하길 촉구한다"고 비꼬았다.
추 대표는 또 이날 오전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문재인 대통령도 특히 MBC나 KBS 등 공영방송에 대한 지적을 구체적으로 한 바 있다"며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으면 민주주의의 순기능이 발휘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촛불광장에서도 '공영방송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가 있었다"며 "이러한 일에 매진할 이 위원장을 응원하고, 또 민주당도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 위원장과 만나 "이 위원장이 임명된 이유에는 언론 개혁, 그중에서도 공영방송 정상화는 민주주의의 첫걸음이고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며 "조속히 공영방송 정상화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방송 정상화라는 게 특정 정치 세력에 유리한 게 아니라 어떤 정권에도 흔들림 없이 제구실을 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드는 것이고, 그것에 제 임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우 원내대표를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방송 개혁은) 검찰 개혁이나 국정원 개혁에 이어 굉장히 중요한 사회적 화두"라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는 데 조처를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방송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안 방안을 묻는 말에 이 위원장은 "우리가 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고, 그걸 해야 한다"며 "지금은 일단 방송계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우리가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방문진 위원들과 상의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MBC사장이나 방문진 위원들의 임기가 법적으로 보장된 것은 사실이지만, 한쪽에서는 공적 책임이나 공정성을 지켜야 하는데 그런 것이 안 되면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임기를) 보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MBC사장과 방문진 위원들에 대한 조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MBC 취재기자 80여명과 영상기자, PD 등 200여명은 '블랙리스트 사태'와 관련해 이날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