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여파로 침몰하는 자동차 업계…중국 시장 '속수무책'

현대∙기아차, 중국서 상반기 반토막, 사드 이후 4개월 50~60% 감소

(사진=자료사진)
오는 17일 법원의 통상임금 1심 선고 앞두고 자동차 업계에 위기감은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여파로 인해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가 4개월 연속 50~60% 이상 감소하면서 전체 판매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의 최대 시장으로 꼽히던 중국 판매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체 글로벌 판매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에서 3만5천여대, 1만9천여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양사 합산 약 62%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까지 현대차는 30만1천여대로 42%, 기아차는 12만9천여대로 5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유래 없는 감소율을 나타내고 있다.

◇ 사드 해결 없이는 중국 시장 해결책 전무

중국 사드 사태 영향으로 판매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 지난 3월 52.2% 감소한 이래 4월 -65.1%, 5월 -65.1% 증감률을 기록하는 등 4개월 연속 판매가 급격히 감소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문제의 심각성은 판매 감소세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동시에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온 판매망 균열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판매망이 붕괴될 경우 사드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사드 사태 해결 없이는 하반기에도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는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 추세대로라면 연간 100만대 판매도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상황 타개를 위해 신차 투입 등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지역에서의 실적 감소는 곧바로 현대∙기아차 전체 실적을 끌어 내렸다.

실제로 현대∙기아차 글로벌 전체 실적이 지난 4월 -12%(57.4만대), 5월 -13%(58.7만대), 6월 약 -15% 이상 등 3개월 연속 두 자리 수 감소율을 보인 것은 중국 실적 부진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 사드 배치로 한국 제품 불매 분위기 확산

이는 사드 배치로 중국 내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일부 소비자들이 반한 정서로 한국차 구매를 꺼리고 있는 데다가 일부 경쟁 업체들이 '배타적 애국주의'를 선동하며 악의적인 사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당시 폭스바겐 딜러들은 한국차를 팔고 자사 차량을 구입할 경우 3천~1만6천위안(50만~260만원) 할인해주는 특별 판촉을 진행하고 있다. 또 중국 한 자동차 업체는 한국차를 주문했다가 취소하면 '애국선물'을 증정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악의적인 사드 마케팅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대대적인 판촉 활동 보다는 딜러 별 음성적으로 한국차를 타깃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 감소의 심각성은 현대∙기아차의 문제로만 그치지 않고 중국으로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중소 협력업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중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은 총 15억6,938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2%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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