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해당 발언에 대한 진위파악을 했느냐'는 질문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이야기를 보면 (미국이) 대화의지가 있다고 알고 있고 우리는 공식적인 라인을 통해 (나눈 대화를) 신뢰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그레이엄 상원 의원, 틸러슨 장관(발언들)이 다 나오고 있는데 혼란스럽지 않냐"며 "국가안보실과 미국 안보보좌관과 서로 대화하고 있고 (우리는) 정부 간 공식 채널을 통해 대화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30일(현지시간) 키신저 전 장관은 북한의 도발 직후 틸러슨 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에게 "북한 정권 붕괴 이후의 상황에 대해 미국이 중국과 사전에 합의하면 북핵 문제 해결에 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조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과거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언급해온 키신저 전 장관이 '북한 붕괴 이후'를 거론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레드라인'에 근접했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왔다.
반면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1일(현지시간) 미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북한 자체를 파괴하기 위한 군사적 선택이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을 내버려두느니 북한과 전쟁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하면 "한 마디 한 마디에 끌려다닐 수는 없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은, 미국 정부의 공식라인이 아닌 미국 정치권에서 나오는 대북 정책 관련 발언들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틸러스 장관의 발언이 한국을 제외하고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를 한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전혀 아니다"라며 "한국은 그렇게 쉽게 제외시킬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국을 빼고 (미북이) 어떻게 대화를 하냐"며 "한미동맹이 가져온 역사적 중요성도 있지만 동북아에서 한국은 전략적 중요성 크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을 제외하고 패싱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취임 직후 가장 먼저 미국을 방문해 한미동맹이 중요성을 확인했다"며 "어떤 선택지가 오더라도 한미 관계는 굳건히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잘 하고 있지 않나? 뭐가 문제냐"고 반문하며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바로바로 대응하고, 한미가 연락하고 필요하면 만나는데 그 정도면 아주 일사분란하게 대통령 중심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이 진행돼야한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