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전임 감독이 돼 책임감이 큽니다. 선수들에게 태극마크에 대한 사명감을 강조할 것입니다. 최종 목표는 2020년 도쿄올림픽입니다"
한국 야구 사상 처음으로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선임된 선동열(54) 감독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임 소감과 대표팀의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해 밝혔다.
선동열 감독은 먼저 "최초의 전임 감독이 돼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쁘게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책임감이 크다"며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해 새로운 대표팀을 구성할 때 철저한 검증과 데이터를 통해 최고의 멤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선동열 감독은 올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국-일본-대만의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 대회부터 2018년 아시안게임, 2019년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을 겸하는 프리미어 12 그리고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다.
선동열 감독은 지난 2006년 제1회 WBC 대회의 투수코치를 맡아 까다로운 투구수 제한 규정 속에서 절묘한 투수 교체로 대표팀의 4강 진출에 기여한 주역이다. 이후 2007년 아시아선수권 대회, 2015년 프리미어 12, 올해 제4회 WBC에서 투수코치를 맡는 등 대표팀 경험이 풍부하다.
과거 대표팀과 최근의 대표팀을 모두 경험했기에 국가대표 운영에 대한 폭넓은 이해력을 갖췄지만 반대로 고민도 많다.
먼저 뛰어난 투수가 많았던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마운드 운영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다.
선동열 감독은 "예전에는 류현진, 김광현 등 1~2경기를 책임질 투수들이 있었다. 지금 1경기를 막아줄 투수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단기전에서는 선발이 5이닝 정도 던지고 중간투수, 마무리로 이어지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선발투수가 부족해 상황에 맞게 중간계투 운영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프로야구 선수들 사이에서 태극마크를 향한 열정이 예전에 비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선동열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선동열 감독은 "요즘 젊은 선수들이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그래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많이 강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선동열 감독은 대표팀 운영 과정에서 항상 최상의 성적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대표팀이 구성될 때마다 세대교체, 병역 특혜 등 여러 이슈가 발생하는데 선동열 감독이 선수 선발 원칙은 오로지 성적이다.
선동열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최상의 멤버를 꾸리는 것"이라며 "오승환, 김광현, 정근우, 김태균, 이대호 등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잘해준 선수들이 내년 아시안게임이나 2020년 도쿄올림픽 시기에도 지금처럼 잘해준다면 당연히 뽑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군 미필 선수를 뽑아주고 싶지만 일단 금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다. 금메달을 따기 위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를 데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동열 감독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는 11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 대회에는 24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고 각 팀에 연령을 초월한 와일드카드 3명을 추가할 수 있다.
선동열 감독은 대표팀 기술위원회가 출범하면 그들과 논의해 코칭스태프를 구성할 예정이다. 현장 감각을 고려해 KBO 리그 구단에 몸담은 현역 코치를 일부 영입할 계획이다. 8월 중순까지 코칭스태프를 구성하고 1차 엔트리 발표 시기는 8월말이다.
선동열 감독은 이 대회를 주목하고 있다. 훗날 대표팀의 기둥이 될 젊은 선수들을 발굴하고 기량을 확인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는 "젊은 선수들이 실력과 경험을 쌓으면 아마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의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