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의 실험 …"남산 벗어나 외부 공연장 설 것"

안호상 극장장 "움직이는 국립극장, 전국화와 세계화 시도”

안호상 국립극장장. (제공 사진)
국립극장이 남산을 벗어나 국내외 외부 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2012 시작한 시즌제 도입이라는 실험이 양과 질적인 면에서 성과를 거두자, 이번에는 극장을 이동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17일 열린 2017-2018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이하 2017-2018시즌) 작품 발표회에서 "2018년 1월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공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국립극장 전속단체(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 작품들이 남산을 벗어나 국내외 외부 공연장 무대에 오르는 것이 이번 시즌의 큰 특징"이라고 꼽았다.

이어 그는 "공사 기간을 잘 활용해 국립극장 레퍼토리를 전국화와 세계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한 프로그램은 신작 20편·레퍼토리 10편·상설 14편 등 총 44편의 작품이며, 오는 9월 6일부터 내년 7월 8일까지 이어진다.

유명 연극 연출가와의 협업을 통해 시즌제 이후 꾸준히 관객층을 넓혀온 국립창극단은 명동예술극장·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을 찾아 보다 적극적으로 연극 애호가들에게 다가간다.

2015년 초연 이래 3년 연속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한국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국립무용단 ‘향연’은 국내 발레·오페라의 팬덤이 만들어진 장소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또한 안무가 신창호와의 신작 ‘맨 메이드(Man-Made)’를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섬세한 근육 움직임과 파격적인 에너지 활용을 추구하는 그가 우리 춤의 DNA를 흡수해 어떠한 스타일의 한국무용을 제시할지 기대되는 작품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롯데콘서트홀을 찾아 마이크와 스피커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음향 환경에서 우리 음악의 매력을 가감 없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시즌 국립극장 전속단체 공연은 강릉·대전·울산 등 지방 공연장에서도 펼쳐지고,
뛰어난 작품성으로 국내 관객을 사로잡은 레퍼토리들은 해외로도 진출한다.

지난해 초연한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은 싱가포르예술축제와 영국 브라이턴페스티벌·런던국제연극제 무대에 오른다.

국립무용단 ‘시간의 나이’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크레테유 예술의 집 2017-2018 시즌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주영국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코리안 사운드 시리즈’에서 실내악 공연을 선보인다.

국립극장 측은 "지난 다섯 번의 시즌이 우리 전통에 시대적 변화를 입히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의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제작과 운영에 깊이와 정교함을 더해 전통에 기반을 둔 작품들의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더욱 주력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립극장은 18일부터 시즌티켓을 오픈한다. 44편의 개별 공연은 물론 20~40퍼센트 할인율이 적용되는 다양한 구성의 시즌 패키지 티켓도 이날부터 구입할 수 있다.

국립극장은 지난 2012년 9월부터 국내 제작극장 최초로 시즌제를 도입, 6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시즌제를 추진하며 뮤지컬 대관을 최소화하고 전속단체 및 극장 기획공연 콘텐츠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제작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그 결과, 폭 넓은 장르와 연령대의 관객층을 유입했고 평단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전통예술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었다.

실제 괄목할만한 성장 수치가 시즌제 성공을 입증한다. 시즌제 도입 전 2011-2012 같은 기간과 2016-2017 시즌을 비교할 때 작품 제작 편수는 33편에서 49편, 전속단체 작품 편수는 9편에서 35편으로 증가했다.

관람객 수 역시 증가했다. 국립극장에 따르면, 6만 3,085명(2011-2012)에서 13만 4,996명(2016-2017), 전속단체 공연 관람객 수 역시 1만 7,295명에서 6만 4,869명으로 대폭 늘었다.

객석점유율도 65퍼센트에서 82퍼센트, 이중 유료관객 점유율은 43퍼센트에서 63퍼센트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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