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류샤오보 사망 후폭풍 불가피, 국제적 리더십에 큰 상처

류샤오보 해외 치료 요청에도 묵살, 전 세계적인 인권탄압 비판과 미국 압박에 시달릴 듯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서야 가석방돼 치료를 받던 중국의 노벨상 수상자이자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61)가 13일 숨을 거둠에 따라 중국 정부는 전세계적인 비난의 화살을 감수해야될 처지에 놓였다.

더구나 류샤오보 자신이 유럽과 미국으로 출국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음에도 중국 당국이 이를 완강히 거부하다 사망해 비난의 강도는 더욱 거세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지난 5월 말, 류샤오보가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서방 세계와 국제기구들은 일제히 류샤오보의 완전한 석방과 외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을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

특히 류샤오보 자신이 외국으로 출국해 치료를 받고 싶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면서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해 일부 유럽 국가들과 미국까지도 류샤오보가 원한다면 받아주겠다며 직접 중국과 협상테이블에 앉기까지 했다.


중국 당국이 이런 서방 세계의 요청을 완강히 거절하자 국제사회와 국제기구들이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자이드 라이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UNOHCHR)는 7일 중국 정부에 유엔 특사의 류샤오보 면담을 요구하는가 하면, 독일의 메르켈 총리 역시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류샤오보의 석방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류샤오보 가석방 직후 중국 당국에 류샤오보 부부의 '이동의 자유' 보장을 촉구했고 유럽연합(EU)도 류샤오보의 이동제한 철회와 국내외 의료 치료 허용을 촉구했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154명은 지난달 30일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와 아내 류샤(劉霞·56)를 미국에서 치료받게 해달라며 중국 정부에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국제사회의 끊임 없는 요청과 압박에도 중국은 시종일관 류샤오보 신병 상태가 위중하다는 이유만으로 출국 금지는 물론 오히려 치료 현장 주변에 대한 차단의 강도를 더욱 높여나갔다.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지난 5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사법기관이 수감자의 각종 권리를 법에 따라 보장하는 만큼 타 국가는 중국의 사법주권을 존중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류샤오보가 사망함에 따라 중국의 인권문제는 또다시 국제사회에 뜨거운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중국 당국에 의해 체포되거나 기소당한 인권운동가들을 비롯해 류샤오보의 부인인 류샤(劉霞·56)의 신병 처리 문제가 국제사회의 커다란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중국 정부를 끊임없이 괴롭히게 됐다.

류샤오보의 죽음은 오는 하반기 19차 당대회를 통해 1인집권 체제를 완성하려던 시진핑 주석에게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특히 19차 당대회가 예정된 2017년을 맞아 중국 내 인권운동가들과 인권변호사들에 대한 집요한 탄압과 견제를 이어왔다는 것은 계속해서 지적돼 왔다.

특히 중국이 최근 자유무역과 파리 기후협약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가고 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대신해 국제적인 리더십을 키워가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류샤오보 사망 과정을 통해 입게될 상처는 더욱 뼈아플 수 있다.

무엇보다 최근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를 요구하며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던 미국이 이번 류샤오보의 사망을 계기로 중국 인권문제를 부각시킬 경우 양국이 또다시 심각한 갈등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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