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인텔 다 제친 삼성, 그래도 편히 웃지 못하는 이유는?

(사진=자료사진)
2017년 2분기 매출 60조원에 영업이익 14조원.

삼성전자가 세운 '대기록'이다.

우선 삼성전자가 분기에 거둔 매출로는 지난 2013년 4분기의 59조 2,800억원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이며 당연히 분기매출이 60조를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한 매출보다 더 의미가 큰 영업이익은 2013년 3분기의 10조 1,600억원 이후 역시 사상 최대이다.

삼성전자가 2분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자사가 세웠던 기록을 경신했다는 뜻이다.

확정치가 이달 중순쯤 공시돼야 정확히 알 수 있지만 대략 이정도 수준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7일 공시에서 사업부문별 영업실적을 밝히지 않았지만 서버용 D램 수요가 넘쳐났고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도 커지면서 반도체 부분에서만 8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갤럭시 S8의 판매호조에 애플 차기작에 들어갈 OLED 디스플레이가 2분기 실적에 일부 반영되면서 디스플레이 부분의 영업이익도 1조 6천억원 가까이 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S8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스마트폰 사업부문도 3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냈고 에어컨이 잘 팔리면서 생활가전 사업도 나른 선방했다.

삼성의 분기영업이익 14조원이 가지는 의미는 이뿐이 아니다.

스마트폰의 맞수 ‘애플’의 2분기 영업이익이 아직 정확히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12조 2천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대로 나온다면 삼성이 영업이익 규모에서 2조원 가까이 앞서면서 사상 처음 영업이익 규모가 애플을 추월하는 것이 된다.

또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인 영업이익률은 23.33%를 기록했다.

100원 어치를 팔면 23원이 남는 다는 것으로 올 1분기의 19.6%를 벗어나 처음으로 마의 20% 벽을 넘어섰다.

역시 애플의 2분기 영업이익률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26.65%였던 1분기와는 달리 아이폰 판매가 주춤했기 때문에 삼성의 영업이익률이 애플을 제칠 가능성도 높다.

또 14조 원이 넘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페이스북과 아마존, 네플릭스, 구글 등 미국의 잘나가는 IT 기업들, 이른바 FANG의 영업이익을 합한 것보다도 많은 것이 된다.

이들 4개 IT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대락 12조9000억 원에서 13조 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삼성의 2분기 잠정실적으로 이들 4인방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매출만 떼어놓고 보면 18조 원대 중반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15조5660억 원이었던 지난 1분기에 비해 2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지만 더욱 주목할 것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 부동의 1위인 인텔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인텔의 2분기 매출을 16조 5천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에서 인텔을 제압한데 이어 매출액에서도 24년 1위 인텔을 확실히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삼성이 보여준 2분기 실적은 자체적으로는 매출액 최고기록 경신, 영업이익 최고기록 경신, 영업이익률 마의 20%대 돌파 등의 신기록을 냈다.

또 영업이익 규모에서 애플 능가, 분기 매출액에서 반도체 1위 인텔 따라잡기 등 안팎에서 거둔 기록으로 보면 ‘덩실덩실’ 춤을 출만한 실적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마음놓고 웃지 못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3년째 자리보전을 하고 누워있고 사실상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은 올초 구속돼 연일 서초동 법원에 오가고 있는 우울한 상황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2분기 ‘깜짝 실적’을 이끌었던 반도체 경기가 3분기와 4분기까지는 이어진다고 하지만 수요처가 됐던 ‘데이터센터’ 구축과 ‘서버교체’ 교체 등이 모두 끝나면서 수요폭발이 이어지지 않으면 반도체 경기는 부진을 면치 못했던 지난해 초의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2018년 3분기 부터는 30나노 수준으로 아직은 기술력이 떨어지고 물량도 많지 않다고는 하지만 200조원을 투자한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서서히 성과를 내기 시작할 경우 지금의 놀라운 실적은 ‘아 옛날이여’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문가인 SK증권 김영우 수석연구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삼성이 2분기에 최대 실적을 냈고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M&A와 투자가 부진한 것은 미래를 밝게만 볼 수 없게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자산업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을 위한 M&A는 삼성에서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구속되기 전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전장 부품업체 하만을 지난해 11월 인수한 이후 지금까지 8개월 동안 ‘단 한건’의 M&A도 발표되지 않고 있다.

사상 최대, 최초 기록의 행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편히 웃지 못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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