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야당'을 표방한 홍 대표가 한국당 당권을 거머쥐면서 제 1야당이 향후 대여 투쟁을 어떤 방식으로 전개해나갈지 주목된다. 홍 대표는 일단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 자리에서 '향후 대여(對與) 관계를 어떻게 취하겠냐'는 질문에 "과거에 비해 야당을 하기가 쉬워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야당을 과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절 10년 동안 해왔기 때문에, 야당을 어떻게 하는지 나만큼 잘 아는 사람은 현재 정치판에 없다"고 단언했다.
다만 홍 대표가 현 정권에 '무작정 반대' 입장을 취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 대표는 '정부조직법이나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현안과 관련해서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에 인사청문회를 염두에 두고 "누구를 쓰느냐는 정권의 마음"이라며 한층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한국당을 향한 비판 여론을 인식한 듯 "비정상적으로 태어난 정부가 내각 구성도 못하도록 방해한다는 인상은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자평한 홍 대표가 일단은 당 안 살림 꾸리기에 집중한 다음, 대여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면서도 단서를 달았다. 홍 대표는 "자유대한민국의 가치가 손상될 우려가 있는 분들이나 국가 안보에 중대한 장애가 올 만한 분들은 대통령이 결심을 해주는 게 옳은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향후 대여 투쟁을 위한 명분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홍 대표는 일단 한국당의 전열을 가다듬는 작업부터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당대회 표심이 홍 대표에게 대폭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드러난 만큼 강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당원 득표율이 72.7%를 기록하면서, 홍 대표는 원유철·신상진 의원 등 다른 두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겼다. 게다가 최고위원경선에서도 친박(친박근혜)의 약세가 뚜렷해, 홍 대표 입장에서는 막강한 지지 기반을 확인한 셈이다.
그는 스스로 '바퀴벌레'라고 까지 말한 친박(친 박근혜)계에 대해서도 "선출직 청산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청산과 관련한 논란을 차단했다. 그는 "이미 자유한국당은 친박 당이 아니다"라며 "구성원으로서 전부 함께 가는 게 옳다는 생각이고, 다만 국정 파탄에 연관이 있는 사람은 앞으로 혁신위원회에서 가려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월 정기 국회 전에는 본격적인 쇄신 작업을 들어가겠다"며 당 조직 개편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연말까지는 쇄신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당무 감사를 통해 현행 지역구 당협위원장들을 대거 교체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