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철도노조 성과연봉제 효력정지 가처분, 여전히 필요"

법원, 코레일의 효력정지 가처분 이의신청 기각

(사진=자료사진)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성과연봉제 통과 시도에 법원이 재차 제동을 걸고 나서며 노조의 손을 들었다.

20일 대전지방법원 민사21부(문보경 부장판사)는 코레일이 낸 보수규정 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지난 1월 법원은 철도노조가 코레일을 상대로 낸 보수규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성과연봉제 효력을 중지시킨 바 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이의절차에서의 주장과 소명자료를 모두 살펴보더라도 채권자(철도노조)의 가처분신청은 여전히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된다"고 다시금 인정했다.


이어 "적법한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됐다면 해당 근로자는 그 취업규칙이 자신에 대하여 효력이 없어 종전 규정의 적용을 받을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할 수 있다"며 노조의 피보전권리를 인정했다.

특히 성과연봉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성과연봉제) 취업규칙 제정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피해 규모에 대해서도 "금전적 불이익 뿐 아니라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권리 및 임금액에 대한 예측가능성, 근무사정 등에 의해 변동되는 임금수준에 관한 법적안정성 등 근로자로서의 신분적 권리 침해까지 포함한다"며 단순한 사후적인 금전적 배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코레일 조직 내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성과연봉제로) 개정되기 이전의 보수규정 및 보수규정 시행세칙을 적용하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5월 무렵 코레일 등 공기업 30곳과 준정부기관 90곳을 포함한 총 120여개 공공·금융기관들은 기획재정부의 지침에 따라 성과연봉제로 임금체계를 바꾸는 보수규정(취업규칙)을 개정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 동의 없이 이사회에서 개정 규칙을 의결하는 '날치기'가 빈번하자 노조들은 총파업에 들어갔고, 특히 철도노조는 74일에 걸쳐 철도노조 사상 최장기 파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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