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가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게 될 관객들에게 당부를 전했다.
20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장훈 감독의 신작 '택시운전사'는 광주 민주화 항쟁을 취재하려는 피터(토마스 크레취만 분)를 태우고 광주로 떠나는 서울 택시기사 만섭(송강호 분)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동안 '꽃잎'(1996), '화려한 휴가'(2007) 등 같은 소재를 다룬 영화와 '택시운전사'의 차이점을 묻자, 장훈 감독은 "평범한 택시기사와 독일 외신기자 두 외부인의 시선으로 보는 광주 이야기라는 점이 다를 것 같다. 또, 평범한 개인이 시대의 위험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자기 일을 해낸다는 게 차이점"이라고 밝혔다.
1980년 5월의 광주, 그 뜨거웠던 날을 취재하는 독일 기자가 비중있게 등장함에도 '택시운전사'라는 제목을 지은 이유는 무엇일까.
장훈 감독은 "힌츠페터 기자님(피터의 모델이 된 실존인물)이 송건호 언론상을 타면서 당시 동행했던 택시기사와 광주 시민들이 없었다면 광주 영상이 (세계에)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택시기사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부분이 없었다. 보편적인 소시민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계엄당국에 의해 언론이 통제된 시기라 대다수 국민들은 광주의 실상을 모르고 있었는데 택시기사는 과연 가서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궁금했다. 이 영화는 우리와 같은 보편적인 한 인물의 심리적인 경험을 따라가는 이야기라 제목이 '택시운전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국가 폭력에 의해 수많은 시민들이 이유 없이 죽어가야 했던 비극을 다룬 '택시운전사'. 그러나 송강호는 이 영화가 기본적으로 '밝고 유쾌한' 영화라고 강조했다.
송강호는 "80년 광주를 다루고 있지만 굉장히 유쾌하고 밝은 지점이 관객들에게 많은 편안함을 주지 않을까 싶다. (포스터 속 만섭의) 환한 웃음을 볼 때, 이 영화는 '비극의 아픔을 되새기자'가 아니라 '희망'을 얘기하는 것 같다. 포스터의 환한 웃음이 이 영화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아닐까"라고 전했다.
송강호는 "영화를 보시면 백 마디의 말보다 많은 걸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저는 '택시운전사' 소재와 배경이 아픈 역사이다 보니, 영화 자체가 정치적으로 무게감이 있는 것으로 관객 분들이 생각하실까 걱정이 된다. 전혀 그렇지 않고 이 영화도 다른 어떤 대중영화와 차이점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분 좋게 영화 한 편을 보신다고 생각하신다면 훨씬 많은 감흥이 있지 않을까. 선입견 갖지 않고 재미난 영화 한 편 보신다고 생각하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오는 8월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