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간 '권언유착' 공방이 감정싸움 양상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당권을 노리는 홍 전 지사로선 주목도를 높이며 보수 유권자를 결집하는 효과가 있지만, '명성(famous)'이 아닌 '악명(notorious)'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한계다.
홍 전 지사는 20일 "지금은 과거와 달리 1인 미디어 시대"라며 "초심으로 돌아가라"며 중앙일보‧JTBC에 충고 아닌 '충고'를 했다. 해당 언론이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한 데 이어 이날 다시 그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내자 격분한 셈이다.
그는 지난 18일 전대 출마 관련 기자회견 과정에서 해당 언론에 대해 "신문과 방송을 가져다 바쳤다"며 사실상 '통제된 언론'으로 몰아세운 바 있다.
홍 전 지사는 "과거에는 언론자유가 언론기관의 독점적 영역이었지만, 지금은 개인도 헌법상 언론기관이나 기자들과 마찬가지로 언론의 자유를 누리는 1인 미디어시대"라며 "개인의 정치적 판단을 봉쇄하기 위해 공적인 언론기관이 나서서 사과‧법적 조치 운운은 참으로 어이없는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해당 언론의 전 사주(社主)인 홍석현 전 회장을 또 다시 도마에 올렸다. 그는 "대통령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쥔 분의 잘못된 처신에 대해 지적했더니 그 분을 모시고 있는 분들이 집단적으로 나서서 저를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무현 정부 1기 때 주미대사로 간 것도 부적절 했는데, 또 노무현 정부 2기 때 청와대 특보를 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권언유착의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며 홍 전 회장을 꼬집었다. 홍 전 회장은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직에서 해촉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지사는 최근 논쟁을 통해 자신의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는 은근한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요즘 대선 때도 누리지 못했던 기사 독점을 누리고 있다"면서 "대선에서 패배하고 국민들에게 잊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이 살아 있다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효과가 있어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홍 전 지사의 이 같은 언행이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선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진영이 원하는 '사이다 발언'으로 단기적인 '반짝'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는 반면, 장기적인 관점에선 '돼지발정제 파문', '박근혜 향단이 발언' 등 막말 이미지를 고착화시키는 역(逆)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