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일감 몰아주기 의혹 불식 기대?

공정위 실태 점검 중 김상조 재벌개혁 바람 거셀 듯

조원태(42) 대한항공 사장 (사진=자료사진)
한진그룹이 '오너가'가 보유 중인 IT 계열사 유니컨버스 지분을 모두 정리하기로 함에 따라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해소시킬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또 이같은 조치가 다른 기업들에도 확산될지도 관심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 3월부터 45개 대기업 집단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 점검에 착수해 총수 일가와 관련한 내부 거래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기 때문이다.

점검 대상도 지난 2015년 186개사에서 크게 늘어난 45개 그룹 225개 계열사다.

조원태(42) 대한항공 사장은 15일 대한항공을 제외한 유니컨버스 등 5개의 한진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보유 중인 유니컨버스 개인지분 전량을 대한항공에 무상으로 증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한진그룹은 이에 대해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투명한 경영 문화 정착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검찰 수사 등을 앞두고 선처를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 일각에서 제기된 일부 오해들을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대로 마무리될 지는 의문이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5년 11월에도 기내면세품 판매 대행 등 온·오프라인 사업을 전담하던 계열사인 싸이버스카이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관련한 문제 해소를 위해 자발적으로 대한항공에 지분 전량을 매각한 바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이후 지난해 11월 대한항공이 계열사인 싸이버스카이와 유니컨버스에 내부거래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4억 3천만원을 부과한 데 이어 대한항공 법인과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공정위는 대한항공이 부당하게 몰아준 지원액은 2009년부터 37억원에 이르고 2015년 이후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금지가 시행된 뒤 법을 위반한 부당 지원액은 9억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는 당시 대한항공이 총수일가 자녀 회사라는 이유로 현저하게 부당한 지원을 했고 조원태 사장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책임이 있고 부당지원의 이득을 누릴 수 있는 형편인 등을 고려해 대한항공 법인과 조원태 사장을 검찰 고발했다고 밝혔다.

2007년 1월 10일에 설립된 유니컨버스는 통신망 시설 운영, 데이터 전송서비스, 정보통신기기의 판매, 설치 등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9년부터 콜센터 운영 경험이 전혀 없던 유니컨버스에 한진그룹과 대한항공 등의 콜센터를 위탁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기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최대주주로 38.9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조양호 회장(5.54%), 조현아 (27.76%) 전 부사장, 조현민 전무(27.76%) 등 한진그룹 오너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유니컨버스는 지난해 매출액 122억 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63억 원의 매출을 대한항공을 상대로 올려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23억 원, 2015년 6억 5000만 원의 배당금은 100% 오너가에게 지급됐다.

이번 조원태 사장의 계열사 대표 사퇴와 지분 정리로 이런 의혹에서 벗어나길 기대하고있지만 공정위의 실태 점검에 속에 일감 몰아주기, 내부 거래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

특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으로 재벌개혁의 바람은 거셀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지난 대선 당시 '일감 몰아주기 등 재벌의 갑질 횡포에 대한 전면적 조사'를 재벌 개혁 공약으로 내걸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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