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의 방아쇠는 최대 가맹점을 보유한 BBQ가 당겼다. 이에 교촌, KFC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 업체가 가격을 올린 것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에 따른 닭고기 가격 상승 때문이 아니다.
가맹점주들이 가격 인상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BBQ 관계자는 "본사에서 올리겠다고 해서 올리는 게 아니"라며 "많은 가맹점주들이 인건비, 임차료 상승에다가 배달 앱 수수료, 배달 대행료 등 새로운 비용 증가로 가격을 올려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월 100만원대 수입을 올리는 가맹점들도 적지 않은 현실에서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는 불가피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가격을 올리는만큼 매출이나 수익으로 연결이 안된다는 점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한달사이 두차례에 걸쳐 가격을 올리자 주문량이 뚝 떨어졌다. 한 가맹점주들은 "가격을 올리고 주문량이 30~40% 줄었다"며 "가격 인상으로 당장에 장사가 더 어렵다"고 밝혔다.
BBQ가 가격 인상과 함께 광고비를 새로 책정하고 가맹점주들에게 비용을 갹출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가맹점주들의 반응도 크게 엇갈린다.
서울에 있는 한 가맹점주는 "내 주변에 있는 가맹점주들 10여명은 모두 경기가 좋지 않으니까 올리지 말자고 했다"면서 "우리는 가격을 올릴때마다 주문이 반토막 나는 경험을 했다"며 가격 인상에 반대했다.
이 가맹점주는 본사에사 광고비를 부담시킨 게 사실상 원자재 가격을 올린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BBQ는 가맹점주에게 실질 이익이 돌아갈수 있게 원자재 가격을 동결한다고 했었다.
그는 "광고비로 한달에 백만원도 넘게 부담해야 할 것 같다"며 "그것도 카드 결제는 안되고 현금으로만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체 1700개 정도의 가맹점에서 부담할 비용은 월 5억~7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BBQ 측은 광고비용을 본사도 절반을 부담한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 가맹점들은 "본사가 애초 신선육에 대해서만 마리당 500원을 떼는 걸로 말했다가 일방적으로 순살치킨 등 전체 원자재로 확대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8년만의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 다른 가맹점주는 "지난 8년간 물가상승률을 따져보면 이것도 제대로 반영이 안된 수준"이라며 "가격을 올리면 매출이 떨어지는 걸 알지만 도저히 어떻게 할수가 없다. 언론도 현실을 인정해 줘야 한다"고 전했다.
가격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가맴점주들은 인건비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다른 가맹점주는 "임차비나 원자재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올랐는데 인건비는 1.3배가 뛰었다. 그게 감당이 안된다"며 "가격을 올리지 않아도 수익이 안나 가게가 쪼그라드는데, 한 마리를 팔더라도 제값에 팔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문제는 가격 인상 효과가 가맹점주들에게 얼마나 돌아가느냐다. 일각에선 광고 효과 등으로 나중에 판매량이 회복되더라도 결국 본사에서 닭고기 등 원자재 가격을 올려 이익을 가져갈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가맹점주는 이렇게 지적했다. "지금은 재료 가격을 안 올린다고 하지만 한두달은 그렇게 가겠죠"라며 "예전에도 그랬지만 나중에 슬금슬금 다 올려요. 그럼 나중에 가맴점은 수익이 떨어지고 가격 올리기 전하고 똑같아져요"
대한양계협회도 2만원 치킨은 인건비와 부대비용을 따져도 "폭리"라며 논란에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비싼 치킨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뿔난 소비자들도 별도로 불매운동이 한창이다.
불매운동은 본사를 겨냥한 것이지만, 가맹점에도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적지 않은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불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쉬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가격 인상이 가져다 주는 '열매'는 과연 누구 입으로 들어갈까. 치킨값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먼저 투명하게 밝혀져야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