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는 1987년 전임강사를 시작으로 2013년 정년퇴임까지 서울대에서 학자로 활동했다. 법대 학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다.
진보 성향인 안 내정자는 90년대 운영위원장을 지내는 등 참여연대에서 활동했고, 노무현정부 때인 2006~2009년 제4대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냈다.
검사 출신이 아닌 법무부 장관 내정자의 등장은 2005년 천정배 장관 이후 이번이 12년만이다. 천 전 장관 이후 취임한 김성호·정성진(노무현정부), 김경한·이귀남·권재진(이명박정부), 황교안·김현웅(박근혜정부) 장관은 모두 검사 출신자다.
안 내정자의 법조인 경력은 80년대 미국 체류 기간 캘리포니아주 및 워싱턴D.C. 변호사 말고 없다.
공식 취임한다면 안 내정자는 최근 '우병우 사단' 고위 검사들이 '축출'당한 이래 본격화될 인적 쇄신,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비롯한 제도 개선 등 검찰 개혁 권한을 위임받게 된다.
진보적 학자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 이어 진보·개혁 성향의 안 내정자를 통해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청와대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특히 안 내정자는 참여정부 때인 2003~2005년 검찰인사위원, 법무부 정책위원 등으로 법무행정에 참여하면서 검찰개혁 작업에 가담한 경력이 있다. 검사동일체 원칙, 상명하복 규정 등 폐지를 당시 제안했었다.
안 내정자는 이날 "현직에서 퇴임한 학자로서, 자유로운 연구와 저술 생활을 즐기다 뜻밖에 공직 후보자로 지명 받았다"며 "장관직을 맡게 되면 법무부의 탈검사화 등 대통령님의 공약을 실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국정과 우리 국민 생활에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존중의 정신과 문화가 확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외부자인 안 내정자가, 조직논리가 강한 검찰을 제대로 장악하고 개혁을 완수해낼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최근 검사장급 인사를 둘러싸고도 "청와대의 검찰 길들이기"라는 검찰 안팎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어, 향후 '개혁 대상'으로 내몰릴 검찰이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경우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