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청년정책 '취업'에서 '공정한 출발 기회 보장'으로 전환해야"

지난 6일 서울시에서 열린 청년정책토론회. (사진=자료사진)
새 정부의 청년정책을 일자리 등 고용창출 중심에서 공정한 출발 기회 보장이라는 청년보장 정책으로 방향전환을 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일자리 대통령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직후 첫 업무지시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는등 일자리창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어느정부보다 청년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공공일자리 81만개 창출과 청년우선 고용, 청년고용의무 할당률 제고, 스펙없는 이력서 등 불합리한 채용관행 개선, 청년구직촉진수당 도입 등의 다양한 공약들을 약속했다.

그러나 청년문제를 일자리 중심으로 해결하려는 정책은 우리사회 현실에서의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 '금수저 흑수저' 논란처럼 본인 능력(취업, 노동)보다 상속 재산이 갈수록 더 유리해지는 우리사회의 공정하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핵심이라는 점이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라'는 논리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됐고, 계층 이동성을 가능하게 했던 '고등교육'과 '성실 노동'으로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렵게 됐다.


최근 발표된 서울서베이 조사에서 서울시민 10명 가운데 7명이 '노력만으로 계층이동이 힘들다'고 생각하며 소득수준, 교육수준, 직업 등에 의해 차별받고 있다고 조사됐다.

우리사회가 공평한가에 대해서도 10점 만점에 4.5점의 낮은 점수를 줘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은 외모로 인한 차별과 일자리와 취업에서의 불공정을 더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옛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공시족 열풍'은 재산과 학력에 관계없이 공평한 기회를 주는 것이 공무원 시험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청년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은 사회가 청년들에게 공정한 출발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에서 시작해야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청년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노동시장에서 '일자리 개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미래의 진로선택, 취업 등에서 사회가 청년들로 하여금 공정한 출발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6일 서울시에서 열린 청년정책토론회. (사진=자료사진)
전효관 서울시 혁신기획관은 지난 6일 열린 청년정책토론회에서 "청년정책은 '수량'이 아니라 '방향'이 문제"라며 "청년기를 독자적인 범주로 설정하고 아동정책, 노년정책과 마찬가지로 청년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일시적 취업 지원정책이 아니라 지속적인 종합 세대정책으로 세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중앙정부가 펼치는 모든 청년정책은 '취업률(개수)'를 목표로 평가되고 점검된다. 고용창출 일변도의 대책이 갖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청년문제를 독립적이고 종합적인 사회정책으로 다루어야 한다"면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청년기본법' 제정으로 제도적 뒷맏침에 나서야한다"고 요구했다.

앞으로의 청년정책의 방향을 일자리, 취업 등 고용창출 중심에서 사회진입 과정으로서의 기본 삶을 보장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오랜 저출산 고령화의 누적으로 인한 청년인구의 감소추세는 청년들을 지속적으로 '과소대표'하게 만들고있고 앞으로 이런 추세는 더 강화될 것이다.

또 앞선 세대가 당연하게 여겨 온 '졸업(학교) → 취업(직장) → 결혼(가족)'의 표준적인 생애 이행(사회 진입) 경로는 밀레니엄 세대로 불리는 청년층 개개인의 삶의 경험 속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N포세대, 헬조선,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등으로 통칭되는 청년들의 현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늘리는 지원정책'을 넘어 '청년들이 일자리를 만드는 보장정책'으로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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