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일단멈춤' 후보자 4명…낙마자 나오나

정부 여당 "결정적 하자 없다"지만…野 반발 부담

새 정부 고위공직 후보자 3인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7일 동시에 열렸다. '슈퍼 수요일'이라고 불리며 관심을 모은 만큼, 여야 공방은 새 정부 들어 가장 뜨거웠다.

검증대에 오른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김동연 기재부 장관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도 아직 국회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여당은 직무수행에 큰 결격 사유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에서는 '부적격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임명 강행 시 향후 정국 경색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낙마자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인사청문회 중인 후보자들(왼쪽부터 김동연, 김이수, 강경화, 김상조 후보자).(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野 총공세에도 결정적 '한 방'은 없어


이날 가장 주목을 받았던 후보자는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였다. 도덕성 관련 의혹이 잇따랐던 데다가, 거짓 해명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야당은 예상대로 의혹 검증에 주력했고, 강 후보자는 위장전입과 증여세 늑장 납부 등에 대해서는 시인하고 사과했다.

다만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고, 부동산 투기와 다운 계약서 작성, 세금 탈루 등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에 나섰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을 캐물으면 오랜 외국생활로 가족 관리에 철저하지 못했다는 논리선상에서 "몰랐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식의 답변을 반복했다.

때문에 야당 의원들은 의혹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며 질문 공세를 이어갔고, 오후 11시 종료 예정이었던 청문회는 이들의 거센 요구로 30분 가량 연장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은 "이 정도면 1급 고위공무원도 어렵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도 "역대 후보자 중 이런 실정법 위반자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와 관련해서는 재판관으로서 내린 결정들이 주로 검증대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5.18 당시 법무관으로서 배석판사로 참여해 사형을 선고한 점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다만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 등 소수의견을 낸 데 대해서는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이 '민주당의 주장과 일치했다'는 식의 논리로 공세를 폈고, 후보자는 '소신'에 따른 것이라며 적극 반박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그가 소신껏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고위 관료를 지낸 그가 앞으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는 게 야당 질의의 골자였다. 김 후보자는 새 정부의 경제철학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혁신성장이 간과돼 있다"고 했고,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적폐라고 하긴 그렇다"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野 "임명 강행 안 돼" 반발 속 낙마자 나올까?

청와대와 민주당은 이번 청문회에서 결정적인 결격사유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에서 긍정적 기류가 분명한 후보자는 김동연 후보자가 사실상 유일하다. 야당 소속이지만, 행정고시 선배인 한국당 김광림 의원은 "함께 근무했던 동료로서 한국경제사에 오래 기억될 부총리가 되길 기원한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제 1야당인 한국당은 김이수·강경화 후보자와, 앞서 청문회를 진행한 김상조 후보자에 대해서는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세 후보자를 모두 무리하게 임명 강행할 경우 더이상 협치는 기대할 게 없다는 기조 하에서 추가경정예산과 향후 인사청문회 등을 종합적으로 놓고 강경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이 7일 김동연 후보자에 대해서 조차 인사청문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을 보류한 것도 나머지 3명의 후보자에 대한 정부 여당의 대응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내부적으로는 1명 이상은 낙마해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도 강경화 후보자에 대해서는 '불가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이찬열 비상대책위원은 "외교부 장관을 할 사람을 공개 모집해보길 제안한다"고 밝혔고, 박지원 전 대표도 회의적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당은 8일 의원총회를 열어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 등 당의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바른정당도 세 후보자 모두 부적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강경화·김상조 후보자는 야당의 반발 속에서도 문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지만, 강행할 경우 당장 국회 표결절차를 거쳐야 하는 김이수 후보자 인준도 꼬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여당으로서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야권의 부정적 의견이 집중된 강경화 후보자의 낙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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