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명의 미세먼지 토론 결과는?…"노후 발전소 중단"

공해차량 운행 제한, 차량 2부제도 과반수 이상 찬성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민 미세먼지 대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류연정 수습기자)
3천여 명의 서울 시민들이 한데 모여 미세먼지 해결책에 대해 원탁 토론을 벌인 결과 '봄철 노후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27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광장.

시민들은 '서울시민 미세먼지 대토론회'에 참여해 미세먼지 해결책에 대한 의견을 직접 개진했다.

250개의 원탁 테이블로 가득찬 광화문광장은 사뭇 진지하게 토론을 이어나가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2시간 동안 울려 퍼졌다.

미세먼지 문제가 중대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시민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중학교 교사 강송희(56) 씨는 "천식이 있는 학생들은 미세먼지가 많은 날 밖에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며 "미세먼지가 하루속히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찾은 시민들은 10여 명씩 원탁에 모여 앉아 미세먼지의 심각성과 해결방안에 대한 토론에 임했다.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민 미세먼지 대토론회가 열렸다. (사진= 김동빈 수습기자)
시민들은 저마다 조사해 온 미세먼지에 대한 정보를 참고했다. 또, 스마트폰으로 미세먼지와 관련한 기사를 찾아보면서 미세먼지 해결 방안 마련에 힘을 보탰다.

시민들은 자원봉사자의 진행 아래 각자 정해진 발언 시간을 준수하며 차례차례 말을 이어나갔다.

참가자들은 발언자가 이야기할 때는 진지하게 듣고 끄덕이며 공감을 했다. 언성이 높아지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부모님과 함께 토론회에 참가한 초등학생들도 곳곳에 보였는데 이들 역시 평소 겪었던 미세먼지로 인한 불편함을 토로했다.

토론에 참여한 마포소방서 대원 김진건(46) 씨는 "옥상에서는 태양열 전지 같은 것을 설치해 전기 에너지를 줄일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런 역할을 관공서에서 앞장서야 한다"고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마이크를 잡고 "서울 시내 1천 300개 학교 모두가 옥상에 생태 정원을 꾸미면 대단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민 미세먼지 대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김동빈 수습기자)
야외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유독 맑고 화창한 날씨 덕에 마치 축제나 야유회를 방불케 했다.

미세먼지·황사 등 대기질 농도도 맑아 시민들은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며 토론회를 즐겼다.

시민들이 각 테이블에서 제시하는 미세먼지 해결방안은 실시간으로 무대 화면을 통해 공유된 뒤 토론 직후 주요 의제 3가지 각각에 대한 찬반 투표가 진행됐다.

주요 의제는 ▲봄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일시적 가동 중단 ▲미세먼지 고농도 발령시 차량 2부제 실시 ▲도심 4대문 안 공해차량 운행 제한 등이었다.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민 미세먼지 대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류연정 수습기자)


이 의제들은 모두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찬성률이 가장 높은 의제는 석탄화력발전소 일시적 가동 중단이 꼽혔다.

찬성률이 가장 높았던 봄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일시적 가동 중단의 경우 매우 찬성 56.3%, 찬성 32.6%의 표를 각각 얻었다.

'환경적 가치가 시민적 편익보다 우선해야 하냐'는 질문에는 매우 찬성 58%, 찬성 26%로 압도적으로 많은 찬성의 뜻을 보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들이 지지를 보내준 의제들에 대해 "향후 단계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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