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교육공약은 크게 복잡한 고교 체제를 단순화해 입시경쟁을 완화하고, 사교육 줄이는 것으로 요약된다.
먼저 문 대통령은 대학처럼 원하는 수업을 찾아 들을 수 있는 고교 학점제를 교육 공약 1호로 내세우고 있다.
고교학점제를 도입해 학생들의 학업 수준에 따라 기초 과목이나 심화 과목, 교양 과목을 골라 들을 수 있게 함으로써 창의적 인재를 기르겠다는 것이다.
또, 문 대통령은 특목고, 자사고가 대학 서열화와 사교육을 부추기는 만큼, 앞으로 일반고와 특목고가 동시에 지원자를 선발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고·국제고·자사고가 우수한 학생을 선점하기 어렵게 해 이들 고교를 자연스럽게 일반고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이에 따라 지나친 사교육 경쟁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교육청은 문 대통령의 교육공약에 대해 전반적으로 시교육청의 교육 정책과 방향이 같다며 환영하면서도 재원마련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시교육청은 고교 학점제 시행에 따른 혼란을 줄이기 위해 먼저 오는 2학기부터 부산 13개 자율형 공립고를 거점학교로 '플러스 교육과정'을 시험 운영할 방침이다.
이 프로그램은 우선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지리적으로 가까운 고교끼리 공동으로 교육과목을 개설해 운영하는 것이다.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모든 과목을 운영할 수 없어 몇 개 학교가 연합해 수업을 공유하는 게 핵심이다.
시교육청은 대학교처럼 학생들이 듣고 싶은 과목을 직접 신청해야 하는데 일선 학교 현장에서 큰 혼란이 없이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도록 정부가 시스템과 재원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시교육청은 앞으로 학령인구 감소로 노는 교실이 많이 생기는 것을 감안해 찾아가서 수업을 듣는 교과교실제의 목적과 정부의 방침을 잘 융합해 학생들에게 질 높은 맞춤 수업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명박 정부 때 도입된 자사고는 건학이념에 맞게 특색있는 교육을 살리는 취지를 실종한 만큼, 대폭 손질해야 한다는 취지에 부산시교육청은 공감하고 있다.
사실상 특목고와 자사고가 명문대 등 대입을 준비하는 학교로 성격이 바꿔 우수학생이 쏠리는 현장이 벌어지고 있어 각 학교의 취지에 맞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
부산지역의 특목고, 자사고는 16개. 시교육청은 교육제도가 갑자기 변하면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주기 때문에 단계적 폐지를 목표로 공청회 형식을 빌려 충분한 의견을 수렴해 천천히 진행할 방침이다.
그 밖에 시교육청은 고교 무상교육에 대해 방향은 공감하면서도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누리과정 예산 논란과 같이 재원 마련으로 갈등이 빚어지지 않도록 선 예산마련 후 단계적 실시로 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전영근 교육국장은 "저출산 문제로 갈수록 학령인구가 줄기 때문에 교육만이라도 국가가 지원해줘야 출산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인구문제는 국력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 만큼,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학교 시스템을 안심하고 마음껏 교육받을 수 있는 교육 정책을 앞으로 정부가 많이 펴줬으면 한다"면서 "시교육청이 전국 최초 실시하는 초등학교 객관식 시험 전면 폐지 등 새 정부의 개혁방향과 비슷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건의해 알리고, 지원받을 수 있도록 소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