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성공 여부는 민간 자본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할 사업성 확보에 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공약은 주로 서민 주거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기 중 임대주택 85만 가구 공급, 전월세 상한제의 단계적 도입,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등 금융규제 강화를 들 수 있다.
따라서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공약 중 유일한 개발 공약이 된다. 재건축 재개발처럼 전면 철거방식이 아니라 살릴 것은 살리면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소규모 정비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해에 전국 도시의 노후 지역 100곳을 골라 10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5년 임기로 하면 500곳에 50조 원이 들어간다.
1년 10조 원, 5년 50조 원의 비용은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 및 설계 비용, 초기사업을 위한 대출비용 등의 용도에 쓰이는 것으로 시공비는 포함되지 않는 만큼, 건설업계에서는 시공비를 포함한 실제 사업규모가 최소 2-3배는 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에서는 강북 지역이 도시 재생 사업의 주요 대상이다. 강북 지역은 현재 계약 후 1년 6개월만 지나면 분양권 전매를 할 수 데다 앞으로 노후 지역 여기저기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도시 재생 사업이 벌어져 주거환경이 개선되면, 그동안 강남에 비해 침체됐던 강북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강남 지역은 11.3 대책으로 이미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데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규제가 더 강해질 수 있다.
내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이익이 클수록 부담금이 많아지는 구조인 만큼 강남 재건축에서 내어야 할 돈이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원 1인당 얻는 개발이익이 3000만 원을 넘으면 그 이상에 대해 정부가 개발 이익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이다.
강남 재건축 단지 중에서도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는 곳은 더욱 강세를 보이겠지만, 적용 대상 단지들은 상당 기간 사업 속도를 내지 못하는 등 차별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에서 규제의 영향을 더 받고 강북에서 도시재생 사업이 활성화되면 문재인 시대 주택시장의 무게 중심이 강북 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11.3 부동산 대책으로 강남 지역 분양권 전매가 소유권 등기 이전 시점까지 금지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 시장의 관심이 강북 도심 지역으로 옮겨지는 흐름이 이미 있었다"며 "도시재생 뉴딜 사업은 이런 흐름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반론도 있다. 신한금융투자 이남수 부동산 팀장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일단 강북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강남은 워낙 수요가 탄탄해 정부 재원 투입과 규제 여부를 떠나 자체적으로 잘 나갈 수밖에 없고, 이런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관건은 강북에서 벌어질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어느 정도까지 활성화되느냐 여부로 모아지고 있다.
소규모 정비사업이라고 해도 민간 건설사의 참여가 필수적인데, 사업성이 확보되지 못하면 건설사가 참여할 리가 없고 도시 재생 사업은 속도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박합수 수석전문위원은 "보존할 것을 보존하면서도 일부 재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 이론적으로 거창하지만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다"며 "중견건설사들이 소규모 정비 사업에 대해 일감 확보 차원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으나, 이것도 사업성이 없으면 참여가 어려운 만큼, 향후 도시정비의 구체적인 방식이 어떤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