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켈리 오브레 주니어는 보스턴의 빅맨 켈리 올리닉의 거친 스크린 플레이에 부딪혀 두 차례나 코트 위로 넘어졌다. 두 번째 충돌 이후에는 더 이상 화를 참지 못했다.
올리닉의 공격자 반칙이 선언됐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달려가 팔로 강하게 밀쳐 넘어뜨렸다. 오브레 주니어는 곧바로 퇴장 조치됐고 추후 1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올리닉은 리그에서 상대 선수에게 위협적인 플레이를 자주 하는 '더티 플레이어(dirty player)'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동안 올리닉 주변에서 부상을 당한 선수가 적잖았다. 오브레 주니어가 흥분한 이유이기도 하다. 워싱턴 지역 언론들은 코트에서 폭력을 행사한 오브레 주니어에 대해 비판만 하지는 않았다. 이해할만한 행동이었다고 옹호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리닉과 오브레 주니어의 다툼은 누군가의 '아무 말'로 인해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누군가 올리닉을 '더티 플레이어'라고 부른 것이다. 그 선수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드레이먼드 그린이었다.
그러나 그린이야말로 '더티 플레이어'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선수 중 한명이다. 다소 거친 플레이 때문에 비난을 받을 때가 많았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스티브 아담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의 급소를 때리는 행동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에 보스턴 선수들은 "적어도 그린이 할 말은 아니다"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미국 농구 해설위원 찰스 바클리는 "이건 마치 샤킬 오닐이 내게 뚱뚱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며 비꼬았다. 바클리와 오닐 모두 뚱뚱하다.
사실 그린의 '아무 말 대잔치'는 아무 것도 아니다. 요즘 NBA와 관련해 막말로 주목받는 주인공은 따로 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최소 3순위 내에 지명될 것으로 예상되는 UCLA의 1학년 가드 론조 볼의 아버지 라바 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들 사랑이 다소 지나친 것 아닌가 느껴질 정도다. 다음은 라바 볼이 최근 3개월동안 내뱉은 막말을 정리한 것이다.
"전성기 시절 내가 마이클 조던과 1대1로 붙었다면 내가 그를 박살냈을 것이다"
"내 아들 론조 볼은 스테판 커리, 제이슨 키드보다 뛰어난 선수"
"내 아들 론조 볼은 LA 레이커스에서만 뛸 것이다"
"UCLA가 NCAA 68강 토너먼트 16강에서 탈락한 것은 내 아들 곁에서 뛰는 백인 선수 3명의 스피드가 너무 느렸기 때문이다"
"농구를 하는 나의 세 아들들에게 어울리는 스폰서 계약금은 10억달러 정도?"
"내 아들들이 르브론 제임스의 아들보다 더 성공할 것이다. 늘 아버지와 비교당해야 할텐데 안타깝다"
"아이재이아 토마스와는 달리 우리 아들에게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조언 따위 필요없다"
"마이클 조던은 론조 볼이 아니기 때문에 495달러짜리 신발을 출시하지 못했던 것"
이쯤 되면 아버지가 '안티'다.
라바 볼이 입을 열 때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미디어와 농구 팬의 관심이 집중됐다.
반응은 싸늘했다. 르브론 제임스는 "가족은 건드리지마"라는 한 마디로 일축했다. 미국 언론이 드래프트 제도를 무시하고 특정팀 유니폼만 입겠다는 발언을 비판했다. 그러자 라바 볼은 "레이커스를 가장 선호한다는 얘기"라고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가장 황당한 일은 신발 관련 막말이다. 라바 볼은 아직 NBA에 데뷔조차 하지 않은 론조 볼을 포함한 세 아들의 스폰서 가치가 마이클 조던, 르브론 제임스를 능가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마이클 조던이 에어조던 브랜드 로열티로 받는 금액이 1억달러다.
라바 볼은 최근 미국 메이저 스포츠브랜드업체들과 접촉했으나 외면당했다. 라바 볼은 '빅볼러브랜드'라는 회사를 세워 자체적으로 신발을 제작했다. 론조 볼의 시그니처 농구화의 가격은 무려 495달러(약 55만8천원). 다른 브랜드 농구화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가격에 전세계 농구 팬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바 볼은 마이클 조던은 론조 볼에 못 미치기 때문에 그만한 가격의 농구화를 출시하지 못했던 것이라는 말로 '아무 말 대잔치'의 정점을 찍었다.
라바 볼에게 한 마디 전하자면, 그럴듯한 논리가 없다면, 조던은 함부로 건드리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