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친구들은 모두 사라지고 홀로 남아, 그조차도 언제가 될지 모를 죽음을 기다리던 끝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하지만 보호소에서도 토리는 비주류였다. 보호소에서 만난 친구들은 새 부모의 품에 안겨 하나둘씩 떠나갔다. 검은색과 흰색이 섞인 독특한 생김새의 토리는 이 모습을 2년 동안 지켜봐야 했다.
그런 토리를 사람들은 이제 '문(文)토리'라 부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토리를 청와대에 데리고 가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유기견이 '퍼스트 도그'가 되는 건 세계 최초다.
문 대통령은 애견·애묘(猫)가로 널리 알려졌다. 이미 풍산개 '마루'와 '깜', 유기 고양이 '찡찡이'와 '뭉치' 아버지다. 2012년 대선 당시에도 '청와대 유기견 입양' 의사를 밝혔던 문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반려동물이 행복한 대한민국 5대 핵심 공약'도 내걸었다.
▲동물의료협동조합 등 민간동물 주치의 사업 활성화 지원 ▲반려견 놀이터의 확대 ▲반려동물 행동교육 전문 인력 육성 및 지원센터 건립 ▲유기동물 재입양 활성화 추진 ▲길고양이 급식소 및 중성화사업 확대 등 공약 하나하나에는 동물에 대한 그의 각별한 애정이 녹아있다.
박 대표는 곧 떠나보낼 토리에게 "문 대통령과 내각 구성원들도 웃겨주면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잘 살아가라"고 했다. 또 "모든 검은개의 차별을 토리가 없애줬으면 좋겠다"며 고난의 길 끝에 선 토리가 '차별 해소'를 상징하는 견공 대표로 거듭나길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