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질극 외교 가동됐나…위기 때마다 '인질극'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미국과 북한이 '4월 한반도 위기설'을 넘기고 곧장 1.5트랙(북한 당국자와 미국 민간 전문가와의 만남) 대화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이 인질로 붙잡고 있는 4명의 자국민 석방을 위해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북한은 미 트럼프대통령의 강경대응으로 안전보장이 절실한 시점이어서 북한의 인질극 외교가 또 한번 성공을 거두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은 현재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미국 국적자는 김학송·김상덕 씨를 포함해 한국계인 김동철 목사, 대학생 오토 웜비어까지 모두 4명이다.

웜비어와 김 목사는 지난해 3월과 4월 각각 15년과 10년의 '노동교화형'(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북한 외무성의 최선희국장은 8일과 9일 노르웨이에서 미국 민간 전문가들과 협의를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번 북미 간 협의에서 미국인 억류문제가 거론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같이 미국과 북한의 1.5트랙 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는 외신이 보도되면서 북한의 인질극 외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모아지고 있다.


북한의 인질극 외교 역사를 보면 지난 196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68년 1.21 사태로 남북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정보수집함인 푸에블로호를 나포하면서 인질극 외교가 시작된 것이다. 11개월간의 긴 비밀협상 끝에 미국의 승무원 82명과 사체 1구가 미국으로 반환되면서 이 사건은 마무리됐다.

다음으로 지난 2009년 빌 클린턴 전대통령의 방북이다. 당시 미국과의 단독회담을 간절히 원했던 북한은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 등을 억류하면서 2009년 8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이끌어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과 면담한 이후에야 5개월 전 억류했던 로라 링과 유나 리 등 미국인 여기자 2명을 석방했다.

다음으로 2010년 8월에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해 8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아이잘론 말리 곰즈를 미국으로 데려왔다. 당시에는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천안함사건으로 남북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던 때였다.

북한은 또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이 방북해서야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와 매튜 토드 밀러를 풀어줬다.

이외에도 북한은 외교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인질외교를 펼쳤다. 실제로 올해초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암살사건이 있은 뒤 말레이시아 당국의 수사결과가 북한의 소행인 것으로 결론내려질 위기에 처하자 북한에 체류중인 말레이시아 외교관과 가족 11명을 인질로 붙잡아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이 협상 끝에 말레이시아 대사관에 숨어있던 유력한 용의자 두명을 석방하고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으로 갖고오는 성과(?)를 거두면서 북한의 소행이라는 결정적 증거를 숨길 수 있게 됐다.

북한은 이같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미국과의 대화가 필요할 때마다 또 외교적으로 막힐 때 이같이 인질 외교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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