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다발 산불 16건 이례적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재인(강릉 관음2리 이장), 채희문(강원대 산림환경보호학과 교수)
◆ 고재인> 네네.
◇ 김현정> 간밤에 대피령이 또 내린 거예요?
◆ 고재인> 일단은 대피령이 내려졌다가 지금 현재는 또 다시 해제가 됐습니다.
◆ 고재인> 처음에는 발화를 하다가 다시 진화가 되는 바람에.
◇ 김현정> 지금은 불길 상황이 어떤 건가요?
◆ 고재인> 지금은 진화는 큰불은 다 진화가 됐는데 지금 잔불들이 조금씩 간간이 피어나고 있어요.
◇ 김현정> 어제는 완전히 진화가 됐다고 제가 한 저녁 6시쯤에 소식을 들었는데 그게 어떻게 다시 번진 겁니까?
◆ 고재인> 그래서 지금 산에 아마 낙엽이 많이 쌓여 있어 가지고 위에서 확인되는 건 다 확인이 됐는데 아무래도 나무가 좀 썩어 있다든가 이런 데서 붙어 있다가 다시 바람이 많이 부니까 이게 발화가 되는 거예요.
◇ 김현정> 성산면은 이재민이 몇 분이나 되세요?
◆ 고재인> 전체적으로는 제가 자세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 마을 같은 경우에는 한 15명 정도 됩니다.
◇ 김현정> 그 마을만 해도?
◆ 고재인> 네네.
◇ 김현정> 그분들은 지금 어디 묵고 계십니까?
◆ 고재인> 지금 일부는 지인 집에 가신 분들도 있고 아니면 마을회관에 모여 있죠.
◇ 김현정> 마을회관에 모여 계시고. 도대체 불길이 처음에 어떻게 마을로 덮쳐 온 거예요? 대피하라는 명령을 먼저 받으신 거예요, 불 보기 전에?
◆ 고재인> 그렇죠. 저희가 연락을 받았죠. 산불이 발화되기 시작됐다 이래가지고...
◇ 김현정> 어디서, 어디서 연락받으셨어요?
◆ 고재인> 그거는 성산면사무소에서 연락을 받았죠.
◇ 김현정> 면사무소에서. 피해라, 연락을 먼저 받고.
◆ 고재인> 그리고 마을 방송을 하고 한 30분 내에 그날 강풍이 되게 많이 불었어요. 순식간에 바람 타고 연기에서 해가지고 넘어와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죠. 사람만 빠져나왔죠, 일단.
◇ 김현정> 불이 그냥 눈에 보일 정도로 활활 타서 저쪽에서 넘어오던가요, 대관령에서?
◇ 김현정> 그렇군요. 그때부터는 이것저것 챙길 것도 없이 그냥 몸만 빠져나오신 거네요.
◆ 고재인> 그렇죠. 챙길 여유가 없었죠. 연기가 그냥 꽉 차가지고 넘어오니까 앞이 안 보일 정도로.
◇ 김현정> 앞이 안 보일 정도로?
◆ 고재인> 상황이 그런 상황이니까 챙기고 뭐 할 게 없죠. 사람 몸만 빨리 빠져나와서 대피하라고 해서 성산초등학교로 다 대피를 시켰죠.
◇ 김현정> 그러셨어요. 그때는 심정이 어떠시든가요.
◆ 고재인> 심정이야 이루 말할 수 없죠. 그때 연기가 워낙 자욱하게 나오고 재가 날리고 이러니 급한 마음에 다들 몸만 나왔는데 나중에 탄 집들은 대성통곡을 하죠. 아무것도 못 챙기고 나왔을 뿐더러 당장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고 그러니까.
◇ 김현정> 그렇겠네요, 그렇겠네요. 인명피해가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기는 합니다만.
◆ 고재인> 그렇습니다. 저희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거는.
◇ 김현정> 지금 대성통곡했다는 그분 말씀처럼 이거 이제 어떻게 하나. 농촌에서 막막하실 것 같아요.
◆ 고재인> 그렇죠. 앞으로가 어떻게 해야 될지가 문제죠.
◇ 김현정> 이번에 진화부터 대피 과정 쭉 보면서 이장님, 제일 좀 속상하신 점은 뭡니까?
◆ 고재인> 저희는 시골마을이다 보니 방송으로 합니다. 방송을 들을 수도 있고 또 순간적으로 못 들을 수도 있거든요. 그런 게 좀 있죠.
◇ 김현정> 국민안전처라든지 이런 곳으로부터 재난문자도 한 통 못 받으신 거죠?
◆ 고재인> 그래줬으면 좀 낫지 않았을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졸지에 이재민된 주민들은 어쩌신대요?
◆ 고재인> 앞으로 그분들이 제일 문제죠. 그러니까 빨리 앞으로 어떻게 수습을 해서 국가에서 뭐 하든지 어디서 해가지고 그분들의 생활터전을 마련해 줬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힘내시고요. 고맙습니다.
◆ 고재인>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가장 피해가 심각했던 곳 밤사이에 불씨가 다시 살아나서 지금 또 다시 진화 작업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강릉 성산면 관음2리의 고재인 이장 연결해 봤습니다. 원래 산불이 잘 나는 기간이기는 합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동시다발적으로 16군데에서 불이 났다는 거 이거 좀 이례적이죠. 게다가 이 대처는 잘 된 건지 이 문제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강원대 산림과학과 채희문 교수 연결을 해 보죠. 채 교수님, 나와계세요.
◇ ◆ 고재인> 네, 안녕하세요. 채희문입니다.
◇ 김현정> 아무리 화제 화재 나기 좋은 시기라는 걸 감안해도 열여섯 군데 동시다발. 이거 좀 이례적인 거 아닌가요, 교수님?
◆ 채희문> 원래 산불이 많이 나는 시기가 3월 말에서 4월 초쯤인데요. 그때는 전국적으로 통계를 살펴보면 10건 이상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가 5월 중순 정도 되는 이 시기가 사실 산불이 좀 동시 다발적으로 16건 정도 난 건 이례적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채희문> 지금 강원도 지역이 전반적으로 비가 거의 안 온 지 열흘 정도 이상이 된 상황입니다. 상대적으로 상당히 건조하죠. 그리고 그 지역이, 산불 난 지역이 상당히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이라서 한번 산불이 발생하게 되면 지금과 같은 대형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이건 천재지변이다.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그 후에 대응 과정은 괜찮았느냐. 이 부분이 중요한데 지금 대피하신 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대피 문자 하나도 못 받았다. 그냥 마을회관에서 방송하는 거 그거 듣고서 우리는 움직였다. 그래서 가재도구 뭐 하나 챙겨오지도 못했다고 호소를 하세요. 아니, 국민안전처가 이 정도 불인데도 문자 하나 안 보냈을까요?
◆ 채희문> 지금 산불이 진화하는 과정이라서 정확하게 어떻게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지만 어쨌든 산불이 발생하게 되면 산불의 확산 속도가 워낙 빠르게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예측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지게 되는 거죠. 그래서 사실은 이런 대형산불 같은 경우 바람을 타고 빠르게 되면 초속 2-3m 이상으로 불이 확산이 되니까 워낙 불이 빠르게 확산되었기 때문에 그랬을 가능성이 있고요. 그 다음에…
◇ 김현정> 아니, 그런데 교수님, 아무리 빠르게 확산이 돼도 지진 같은 경우에는 순간적으로 나도 일단 조심하십시오. 이런 문자가 가잖아요. 마찬가지로 불도 일단 화재가 났다 하면 그 주변의 전방 얼만큼까지는 다 문자를 보낸다든지 이런 매뉴얼 없어요, 혹시?
◆ 채희문> 저희도 그런 매뉴얼이 있기는 있습니다. 그런데 대체적으로 산불 발생 같은 경우에는 산불이 발생하게 되면 민가 피해 같은 그런 쪽에 관련된 매뉴얼이 있지만 먼 지역까지 예를 들어서 연기가 30㎞ 이상 지역까지 연기가 진행이 되는데 그것과 관련된 매뉴얼은 아직 없는 걸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어디까지 어떻게 해라 하는 아주 자세한 매뉴얼은 없는 상태. 우왕좌왕하다가 시간 놓치고 마을회관에서 주민 여러분, 이런 스피커 방송밖에 안 나갔다는 거예요. 안타까운 상황 같습니다.
◆ 채희문> 가까운 지역 같은 경우에는 방송이나 기타 등등의 매뉴얼에 의해서 움직이게 되는데 사실은 먼 지역에 살고 계시는 분들. 예를 들어서 멀리서 산을 보게 되고 연기가 자기 집앞으로 오게 되는 경우 같은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정보의 제공이 필요한데 그런 정보의 제공이 약간 미흡한 건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게 말입니다. 더 넓은 지역, 그러니까 전체 국가 차원의 시스템 이런 것들을 이번 기회에 점검하고 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채희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강원대학교 채희문 교수까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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