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2호선 안전사고 무방비…승하차시 '모니터링' 방치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무인제어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인천지하철 2호선이 승하차시 안전사고에 무방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승강장에 CCTV가 있지만, 모니터링은 아예 방치되고 있다.

지난달 16일 인천지하철 2호선 가정중앙시장역에서 유모차만 실은 채 전동차가 떠나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 여성이 아기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전동차에 오르려는 순간 갑자기 문이 닫혀 유모차만 실은 전동차가 그대로 출발해 버렸다. 아기를 태운 유모차는 다행히 한 시민의 도움으로 다음 역에서 찾을 수 있었다.


지난해 8월에는 독정역에서 유모차 바퀴가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끼여 전동차 운행이 12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30일 개통한 2호선은 개통 한 달이 못돼 6건의 장애가 발생하는 등 그동안 크고 작은 운행중단 사고가 잇달았다.

인천지하철 1·2호선을 운영하는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2호선은 개통 이후 지난 1월까지 6개월동안 10분 이상 운행장애는 8건, 5분 이상 운행장애는 25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달 유모차 사고처럼 운행장애로 이어지지 않는 사고는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그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운행장애가 아닌 경우는 카운팅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무인지하철인 2호선은 기관사가 있는 인천지하철 1호선과 달리 안전요원이 한 명씩 타고 있지만, 내부에 승객들의 승하차를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가 없어 승하차시 사고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또한 관제실이나 지하철 역사에서도 승강장 모니터링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2호선 관제실 관계자는 "관제는 크게 열차 운행관제, 전기·설비 관제, 고객관제로 나뉘며, 승하차 모니터링은 고객관제 업무라고 볼 수 있지만 인력이 부족해 27개 역사의 승강장을 다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마저도 한 조가 2명인데 2명 중 1명은 휴가나 휴무로 1명밖에 근무를 안한다고 보면 된다. 27개 역을 다 비춰주는 게 아니고 그때 그때 어떤 상황이 있으면 그것을 선택해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교통공사는 4개 역마다 관리역을 1개씩 만들어 인근 역사 승강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도록 하고 있지만, 온갖 업무를 하다 보니 모니터링에 전념할 수 없다.

직원 2명에 사회복무요원을 지원받는 관리역에서는 직원 1명에 사회복무요원을 지원받는 일반역에서 휴무자가 생길 경우 근무지원을 나가기도 한다.

인천교통공사는 지난해 말에 인천시에 역 서비스 인력 39명, 지원인력 17명, 본선 보수인력 39명 등 총 95명의 인력충원을 요청했지만, 인천시는 지난달에서야 35명에 대한 인력충원만 승인했다.

지하철 이용자들은 오늘도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전동차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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