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여성가족부가 '조건만남 경험 청소년 10명 중 7명이 모바일 채팅앱이나 채팅사이트로 만난다'는 제목으로 낸 보도자료에서 관련 대책으로 제시한 건 달랑 이 한 마디뿐이었다.
3년 만에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내놓은 대책치고는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정말 이토록 계획이 없을까' 싶어 '개선방안'이라는 내부 문서를 확보해 살펴봤으나 이마저도 별 차이가 없었다.
일단 구체적인 조처로 이어지지 않는 '모니터링'과 실적 없는 '신고 포상금제'는 이미 수년째 '약발'이 들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경찰청과 '협업'하겠다는 방침도 실상은 공허하다. 여가부와 경찰청은 방학마다 채팅앱에 접속하는 성매수남이나 알선자, 대상(피해) 청소년을 합동으로 단속해 왔다. 하지만 앱 자체나 운영자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수사 중이라 별도로 단속하지 않았다"고 되풀이할 뿐이었는데 여기서 말하는 '수사'는 지난해 한 여성인권단체에서 검찰에 채팅앱 운영자들을 고발하면서 시작된 것이었다. 경찰이 미적거려도 여가부가 뒷짐 지고 있는 이유다.
결국 이런 허술한 발표를 낸 건 여가부가 '채팅앱 성매매' 문제에 대해 적확한 대책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사실상 자인한 셈이다.
물론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가부 내에서도 여러 부서의 업무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미래창조과학부·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경찰청 등의 입장과도 부딪힐 수 있다. 여가부 관계자 역시 "관계부처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라 솔직히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성매매 주무부처로서 이럴 때 요구되는 게 리더십이다. 여가부 안팎에서 박근혜정권에서 수장을 맡았던 '낙하산 장관'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보냈던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남 탓하며 책임을 피해가는 동안 이른바 '위기청소년' 61.8%는 조건만남에 내몰렸고 이중 대부분은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으면서도 홀로 견뎌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