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 사드 운용 어렵다던 軍, '야전배치'로 알박기

김종대 의원 "말과 행동이 달라 정책에 대한 신뢰와 투명성 문제 제기돼"

사드가 배치된 성주골프장 부지 (사진=대구일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사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체계가 금명간 가동된다.


주한미군이 26일 사드 레이더와 발사대, 지휘통제소 등 핵심장비를 성주골프로 전격 반입한 가운데 국방부는 이 장비들이 야전 배치 개념으로 전개된 것으로 금명간 작전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전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할 경우 즉각 대응해 사드체계로 요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성주골프장에 반입된 사드 장비는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와 사격통제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으로 이들을 케이블로 연결해 전력을 공급하면 바로 가동할 수 있다.

사드를 운용할 미 8군 예하 35방공포여단 일부 병력도 배치됐으며 이들은 성주골프장 기존 시설과 임시 막사 등을 숙소로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도 26일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한국에 배치된 사드 장비가 곧 가동에 들어간다"며 "(사드가 본격 가동되면)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에 맞서 한국을 더 잘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선 전에는 사드 배치와 운용이 어려울 것처럼 얘기하다가 '야전 배치 개념'이라며 즉각 사드 운용에 들어가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지난 20일 성주골프장이 사드부지로 미국에 공여된 뒤에도 환경영향평가와 기지설계, 공사 등이 필요해 물리적으로 5월 9일 대선 전에는 사드 배치와 운용이 어려울 것 처럼 얘기해 왔다.

물론 사드를 조속히 배치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동시에 또는 중첩적으로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시설 공사가 필요 없는 '야전 배치'를 하면 장비 반입 즉시 사드 작전 운용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밝히지 않았다.

따라서 한·미 당국이 선거결과에 따라 제기될 수 있는 '사드 배치 재검토' 여지를 없애기 위해 이른바 '사드 알박기'를 하면서도 이에 따른 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대선 전에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등 일부러 딴청을 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고도화에 따라 사드 배치가 시급하다는 한·미의 공통된 인식에 따라 일단 야전배치 개념으로 사드 장비를 반입해 초기 작전운용 능력을 확보하고자 했다"며 "당시 소통에 오해가 있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종대 의원(정의당)은 "사드 배치가 이렇게 가속화 된 것은 북핵이 시급해서가 아니라 차기 정부에서 정책적 변수가 생길수 있으니 그 이전에 조기 배치하자는 것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사드를 몰래 들여오고 대선 전에는 어렵다고까지 했다가 야전배치 개념이라며 사드를 가동하는데 이처럼 정부의 말과 행동이 달라 정책에 대한 신뢰와 투명성, 절차의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서도 "일각에서 사드 배치를 대선후로 늦출 것처럼 얘기 하다가 도둑처럼 사드를 들여와 가동하는 것은 한국민을 우롱하고 대한민국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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